최서원, 하늘색 수의차림으로 휠체어 타고 직접 재판에 출석 "문서 기능 없는데 어떻게 국가 기밀문서 삽입됐는지 조작 밝혀낼 것"
  • ▲ 2016년 11월3일 최서원씨가 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와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16년 11월3일 최서원씨가 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와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항소심에서도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 수사 당시 JTBC가 입수해 보도한 태블릿 PC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8-2부(부장판사 이원중·김양훈·윤웅기)는 25일 최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유체동산인도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앞서 최씨는 JTBC 기자가 서울중앙지검에 임의제출한 태블릿 PC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최씨 측은 당초 국정농단사건 재판에서 태블릿 PC의 소유권을 부정했으나, 대법원이 해당 태블릿PC가 최씨 소유라는 판단을 내리자 이를 자신이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최씨가 해당 태블릿 PC의 소유권을 부정했으므로 돌려받을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1심은 최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선고 후 최씨 측 대리인은 최씨의 자필 최후진술서를 공개했다.

    최씨는 진술서에서 "그간 오랜 병마로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JTBC가 공개한 태블릿 PC 재판에 참석할 수 없었다"며 "(국정농단)특검은 줄곧 이 태블릿 PC를 제가 사용했던 것이라고 단정지었으나 문서 기능조차 없었다. 제가 들고 다니며 청와대 기밀문건을 수정했다는 것 자체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이어 "현재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박영수 특검은 이미 정당성을 잃었다"며 "문서 기능조차 없는 태블릿 PC에 어떻게 국가 기밀문서가 삽입됐는지, 누가 조작했는지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태블릿 PC를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자신이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태블릿 PC를 돌려받아 조작을 밝혀내겠다는 취지다. 

    이 태블릿 PC는 JTBC가 입수해 보도한 뒤 수사기관에 임의제출 형식으로 낸 것으로, 관련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된 뒤 검찰이 보관해왔다.

    최씨는 사건 초기부터 태블릿 PC는 자신이 사용하거나 소유한 물건이 아니라며 관련성을 전면 부인해왔다.

    그러나 재판에서 태블릿 PC들이 증거로 사용되고 유죄가 확정되자 최씨는 자신의 소유로 지목된 물건인 만큼 돌려달라며 지난해 1월 소송을 냈다.

    최씨는 이날 하늘색 수의차림으로 휠체어를 타고 직접 재판에 출석했다. 민사소송의 경우 소송 당사자가 재판에 출석할 의무는 없으나, 사안이 중대한 것으로 보고 직접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국정농단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여 원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