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3시50분쯤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서 발사합참 "발사 즉각 포착해 지속 추적·감시, 실패 평가"조선중앙통신도 위성 발사 두 시간 만에 실패 '인정'북한 "1~2단계 정상 비행" 주장… 3단 분리 후 폭발
  • ▲ 북한 김정은이 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북한 김정은이 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24일 제2차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했지만 지난 5월31일 제1차 발사에 이어 또다시 실패했다. 

    정찰위성 발사가 두 차례 연속 실패하면서 다음 달 9일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9·9절)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를 띄우려던 김정은의 계획이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9·9절을 앞두고 발사를 서두른 탓에 망신을 당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합동참모본부는 24일 "북한은 오늘 오전 3시50분쯤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를 남쪽 방향으로 발사했다"며 "(우리 군은)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지속적으로 추적·감시했고 실패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 발사 징후를 사전에 식별해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 제재 결의를 통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추진체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인공위성 발사에 이용되는 추진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이 적용된다.

    합참은 "우리 군은 확고한 연합방위태세 하에 진행 중인 UFS(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을 강도 높게 시행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참 발표에 앞서 북한도 국가우주개발국 명의로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의 1계단(단계)과 2계단은 모두 정상비행했으나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에 오류가 발생했다"며 2차 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시인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6시15분쯤 "국가우주개발국은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 운반 로케트(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제2차 발사를 단행했지만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에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언급한 비상폭발 체계 오류는 로켓 발사 후 자동 폭발을 유도하는 장치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비상폭발체계는 비행 종단(Flight Termination) 시스템(FTS)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적 오작동이 발생해 의도치 않게 비상폭발체계가 가동돼 3단 로켓이 폭발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의도적인 지상 명령에 의해 폭발시킨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는 오류로 자동 폭파됐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국가우주개발국은 해당 사고의 원인이 계단별 발동기들의 믿음성과 체계상 큰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한 후 오는 10월에 제3차 정찰위성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만약 북한의 발표 내용이 사실이라면 지난 1차 발사 때와는 달리 로켓 추진체 문제로 실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교적 이른 시일 내 제3차 발사를 단행하겠다는 추가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 ▲ 합동참모본부는 24일 북한이 새벽에 우주발사체를 남쪽 방향으로 발사했으나 실패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군이 지난 6월 15일 북한의 우주발사체 잔해를 인양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 합동참모본부는 24일 북한이 새벽에 우주발사체를 남쪽 방향으로 발사했으나 실패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군이 지난 6월 15일 북한의 우주발사체 잔해를 인양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앞서 북한은 24일 0시부터 3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일본 정부에 통보했다. 

    일본 정부는 "24일 오전 4시 북한의 미사일이 태평양을 향해 날아갔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북한 미사일은 일본 열도를 넘어서 비행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경보 방송 시스템을 통해 오키나와현 주민에 실내로 대피하라는 긴급 경보를 내보냈다. 이 대피 명령은 미사일이 발사된 지 약 15분 뒤에 해제됐다.

    한편, 최근 북한은 민간 무력 열병식 개최를 예고하는 등 75주년 9·9절 준비에 신경을 써왔다. 김정은이 서둘러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한 것은 아버지 김정일을 기념하는 8월25일 선군절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정은 입장에서 선군절을 하루 앞두고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해 아버지의 유훈을 관철하고 싶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했을 당시 "정치적으로 75주년 9·9절 축포 용도이면서 선군절 63주년을 맞아 김정일의 위성정복 유훈 관철 의도도 내포한다"고 진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