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배 북한인권정보센터 연구원 "재탈북 과정에서 탈북여성 또 다시 인신매매 겪어"장마당 세대 중심으로 불만 누적···불안한 북한 당국, '비사회주의 행동' 단속 강화
  • ▲ 비사회주의 그루빠ⓒ뉴데일리TV
    ▲ 비사회주의 그루빠ⓒ뉴데일리TV
    지난 17일 매우 이례적인 북한 소식이 나왔습니다.
    바로 평양 인근에서 폭발물 테러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입니다.
    국정원은 이에 대해 "파악된 바가 없으나 관련 동향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폭발물 보도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북한 주민들의 북한 체제에 대한 불만이 임계치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는 게 중론입니다.

    일각에선 이번 테러 배경에 북한 당국이 코로나19를 명분으로 불법 장마당을 강하게 통제한 식량 정책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장마당에 대한 감독과 단속이 강화되면서 식량난이 가중됐고, 이에 따른 주민들의 불만도 극대화됐다는 것입니다.
    국정원도 지난 17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식량난으로 인한 주민들 불만이 고조됐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북한의 올해 1~7월 아사자 발생건수는 240여건이다.
    이는 최근 5년간 매년 같은 기간 평균 110여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장마당 세대를 중심으로 김정은 일가와 당 정책에 대한 거침없는 불평과 집단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에서는 북한 주민들의 장사를 비사회주의 행위로 규정합니다.
    북한 당국은 <비사회주의 그루빠>라는 비상설 기구를 만들어 주민들의 비사회주의 행위를 철저히 단속 및 감독하고 있습니다.
    이에 북한 장마당 세대(20대 후반부터 30대)를 중심으로 북한 당국에 대한 불만이 더욱 누적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뉴데일리>는 <비사회주의 그루빠>와 <재중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에 정통한 서보배 북한인권정보센터 연구원을 만나 ▲비사회주의 그루빠 단속 및 처벌 ▲ 재중탈북민 강제북송 ▲북한 향후 인권전망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북한인권정보센터 국제인권 파트팀에서 북한인권 실태를 조사하고, 기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는 서보배 연구원입니다."

    -30년이 넘었는데 강제북송 문제가 해결되고 있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요?

    "아시는 것처럼, 북한과 중국은 끈끈한 동맹 관계입니다.
    또 서로 간 상호협정을 맺었습니다.
    상호 범죄인 인도, 국경 관리 조례 등 다양한 조약을 맺고 있습니다.
    또 1990년대 처음 탈북 러쉬가 발생 했을 때부터, 중국은 이들의 탈북 이유를 식량난 등 경제적 이유로 설명해왔습니다.
    북한 내 탈북민들의 정치적 박해, 숙청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탈북민들이 중국에서 난민 지위를 얻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강제북송 문제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탈북여성들이 중국에서 겪는 인신매매에 대해서 설명해주신다면요.

    "중국 내 인신매매 브로커들에 의해서 인신매매나 강제결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탈북민들이 많습니다.
    탈북 여성들이 불법체류자이지만, 중국 가족의 도움을 받아 임시 거주증을 받거나 가짜 호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임시적이고 가짜 신분증입니다.
    그래서 중국 공안이나 파출소 경찰에 의해 언제든 송환되고 체포될 수 있는 위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에 가족이나 자녀가 있기 때문에 탈북 여성들이 재탈북합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남자한테 인신 매매를 당하는 등 인권 침해가 재차 발생합니다."

    -비사회주의 그루빠란 무엇인가요?

    "북한이 90년대 식량난도 겪으면서 체제를 이탈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이에 북한 당국이 체제 유지에 위기를 느꼈습니다.
    대량 탈북 사태나 내부의 목소리를 의식하면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반 주민들이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장사를 비사회주의 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리고 단속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사회주의 그루빠는 북한 내부 당 기관, 법기관, 행정기관에서 인원을 차출해서 임시적으로 만들어진 비상설 기구입니다.
    그루빠는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집집마다 가택수색, 불시 검열을 합니다.
    김정은이 2021년 8월 당 대회에서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 행동을 근절하라는 기치를 내걸면서 검열과 단속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무엇이 비사회주의 활동인가요? 적발될 경우 처벌은 어떻게 되나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고, 단속하는 사람 해석에 따라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 행동으로 규정될 수 있습니다.
    비사회주의 행위는 장사하는 행위 등 반사회주의 활동에 비해 처벌이 약한 행동으로 규정됩니다.
    처벌도 행정적 처벌, 형사적 처벌, 당적 차원 처벌 등 다양합니다.
    가벼운 비사회주의 행위의 경우에는, 총화 자리에서 비판서를 쓰거나 경고를 받는 등 가벼운 처벌로 끝납니다.
    불법 녹화물 소지 및 유포 등 행위 심각성이 크다고 판단할 경우, 실제로 형사 상 처벌인 노동단련대로 보내거나 노동교화형에 처합니다.
    행위 수준에 따라, 처벌이 낮을 수도 높을 수도 있습니다."

    -단속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인가요?

    "외부 정부 유입으로 북한 주민들이 북한 사회를 다른 나라 사회와 비교하게 되면서, 체제에 대한 의구심,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북한 당국 차원에서도 사회변화에 따른 주민들의 변화 등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했습니다.
    내부적으로 불안감이 생겼고, 체제 유지에 이런 것들이 장애가 되지 않나 등의 불안이 검열과 단속 강화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북한 인권에 대한 전망을 한다면요.

    "인권문제는 김정은 시대에서 외면하지 못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근에 북한 내 장애인, 아동 인권 개선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 북한 내부에서 인권 개선이 실제로 향상되었는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내부 소식은 막혀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인권이 실제로 개선되었는지에 대한 진실을 알기까지는 시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 간부 계층뿐만 아니라, 평양을 비롯한 함경북도, 평양남도, 등 각 지역 내 인권이 개선되었는지 계속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