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15일 언론공지 통해 윤기중 교수 부고 알려"국정공백 없도록 가족장으로 치를 것…조화 조문 사양"尹 가치관 형성에 부친이 큰 영향…부자지간도 각별
  • ▲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연합뉴스
    ▲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92) 연세대 명예교수가 15일 별세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언론공지를 통해 "오늘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인 윤기중 교수님이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부고를 알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복절 경축식을 마친 후 부친이 입원한 서울대병원을 찾아 부친의 임종을 지켰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됏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국정 공백이 없도록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며 "조화와 조문을 사양함을 널리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충남 공수 출신인 윤 교수는 1956년 연세대 상경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58년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일수교 직후인 1966~1968년 일본 문부성 국비 장학생 1호로 선발돼 일본 히토쓰바시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1968년부터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로 재직한 윤 교수는 1977~1979년 한국통계학회 회장, 1992년 한국경제학회 회장 등을 지낸 바 있다. 2001년에는 경제학 분야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 됐다.

    윤 교수의 올곧은 성품은 여러사람에게서 회자된다. 

    윤 교수가 박사 학위 없이 교수로 임용된 사연에 대해 윤 교수의 제자인 김한규 한림대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윤 교수님이 임용될 때엔 석사 학위만으로도 교수를 할 수 있던 시절"이라며 "그 당시 구제 박사(논문 박사) 제도가 있었는데 간단한 논문을 쓰면 학위를 주는 식이었다. 너 나 할 것 없이 이를 통해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윤 교수님은 거부했다. '그런 식으로 학위를 받는 게 무슨 소용이냐'는 거였다. 이런 기질을 아들(윤 대통령)이 물려받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윤 교수는 윤 대통령의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만큼 부자지간도 각별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평소 가치관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으로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를 언급했는데, 이는 윤 교수가 서울대 법대를 합격한 윤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이다.

    윤 교수는 윤 대통령의 정치 입문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고민하던 당시 윤 교수가 지인인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소개해 정계 입문과 관련한 조언을 듣게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올해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연세의 교정은 제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며 "아버지 연구실에서 방학 숙제를 하고 수학 문제도 풀었다. 또 아름다운 연세의 교정에서 고민과 사색에 흠뻑 빠졌고 많은 연세인과 각별한 우정을 나눴다"고 부친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베트남 국빈 방문을 앞두고 베트남 국영통신사와 서면인터뷰에서 "양국 간 인적교류는 제 부친께서 기여하신 분야이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이번 베트남 국빈방문에 대한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부친인 윤 교수가 한·베트남 수교 직후인 1993년 하노이 국립경제대와 호치민 경제대 출신 유학생들을 연세대 국제대학원에 입학시켜 양국 학술교류에 기여하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8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17일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