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재판 파행은 '보스' 지키려는 극단적 증거인멸"… 한동훈 '일침'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관련 의혹 재판이 파행을 거듭하는 것과 관련 "마피아 영화에서나 나오는 사법방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장관은 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 참석 전 '이 전 부지사 재판이 파행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 장관은 "보스에게 불리한 법정 진술을 막으려는, 마피아 영화에서 나오는 극단적인 증거인멸 시도이고 사법방해"라며 "국민들이 다 보시는 백주대낮에 공개된 법정에서 이런 것이 통하면 나라가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는 8일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 사건 속행공판을 진행했다.

재판에서 검사와 변호사 간에 수시로 고성이 오간 것은 물론,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한 법무법인 해광 소속 변호사를 대신해 법정에 자리한 김형태 법무법인 덕수 대표변호사가 사임서를 제출한 뒤 돌연 퇴정하는 등 보기 드문 장면이 펼쳐졌다.

김 변호사는 과거 민주당이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의혹사건' 특별검사로 추천했던 인물이다.

특히 검찰은 김 변호사가 제출한 이 전 부지사의 검찰 조서를 증거로 채택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지적했다.

김 변호사가 이 전 부지사의 의사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장만 담았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

실제로 재판부가 "증거의견서·재판부기피신청서 등에 피고인 의견이 반영됐느냐"고 이 전 부지사에게 묻자, 이 전 부지사는 "읽어본 적이 없다. 여기서 처음 봤다"고 밝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의견서에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회유와 압박에 따라 이 전 부지사가 허위로 진술한 것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특히 '김성태는 피고인(이화영)이 허위 진술을 거부하면 본인(김성태)이 과거 이재명의 재판 당시 재판부에 대해 로비를 한 사실, 이재명의 측근 김용을 통해 이재명에게 후원금을 기부한 사실, 이해찬 등이 이재명을 도와주고 있는 조직에 비용을 댄 사실 등을 모두 폭로하겠다고 말했다'는 김 변호사의 구체적인 주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김 변호사의 의견서 내용으로 인해 오히려 '이재명 연루' 의혹의 윤곽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9일 논평을 내고 "김형태 변호사는 이재명 대표 측에 대한 또 다른 혐의를 시인한 것"이라며 "이 대표에 대한 재판거래 의혹,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 이해찬 상임고문 지원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