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MBC 비협조로 수개월째 국민감사 지연""방문진, '관리·감독 해태 의혹' 면밀히 조사해야"
  • ▲ MBC노동조합이 3일 오전 감사원 정문 앞에서 방송문화진흥회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있다. ⓒ임준환 인턴기자
    ▲ MBC노동조합이 3일 오전 감사원 정문 앞에서 방송문화진흥회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있다. ⓒ임준환 인턴기자
    '비언론노조' 계열인 MBC노동조합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정문 앞에서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감사원이 권태선 이사장을 MBC의 방만 경영을 관리·감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환한 가운데 MBC노조가 권 이사장의 만행에 항의하고 입장을 밝히기 위해 모인 것이다.

    MBC노조는 "비리사장 방패막이 방문진은 사퇴하라" "MBC 편파보도 방문진을 문책하라" 등의 문구가 쓰여진 피켓을 들고, 현 방문진 이사진의 총사퇴와 감사원의 엄정한 감사를 촉구했다.

    오정환 MBC노조 위원장은 "MBC는 국민의 재산이므로 MBC에 천문학적 손해가 발생했다면, 정부가 나서서 국민의 재산을 축낸 과정을 밝히고 당사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권 이사장은 MBC에서 이와 같은 일이 왜 벌어졌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며 "방문진이 MBC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갖고 있음에도 권 이사장에게는 진실을 밝히려는 의지가 없다"고 단정한 오 위원장은 "감사원은 권 이사장이 MBC의 '경영 참사'를 방기한 경위를 세세히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위원장은 "▲미국 리조트 개발 사업 105억원 투자 손실 ▲MBC플러스 테마파크(스매시파크) 사업 100억원대 손실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UMF)' 투자 손실 ▲MLB 월드투어 중계료 선지급 후 대회 무산 ▲대구MBC, 사내 근로복지기금으로 200억원 출연 ▲MBC아트 적자 경영 등 6개 의혹이 불거진 것과 관련, 방문진의 MBC 관리·감독 소홀 여부를 살펴보는 감사원 감사가 수개월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방문진과 MBC가 감사원에 비협조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MBC는 마치 자기 재산을 대하는 것처럼 감사원에 자료를 주기 싫다고 대답한다"면서 "이게 말이 되냐"고 다그친 오 위원장은 "방문진 역시 모든 자료를 감사원에 제출했다면 감사원이 자료를 다 받고도 일부러 조사를 늦추고 있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오 위원장은 "국민 477명의 자필 서명으로 시작한 '국민감사'인데, 이를 무시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면서 감사원의 확실한 조사와 언론의 공정한 보도를 당부했다.

    오 위원장은 "오늘 오전 9시 30분경 감사원에 입장하는 권 이사장에게 '왜 사건 경위에 대해 제대로 밝히지 않느냐?'고 묻자, 권 이사장이 '내가 전화했더니 오 위원장이 통화를 거절했다'고 답하면서 곧장 감사원 내부로 들어갔다"며 "권 이사장에게 전화가 온 적이 없는데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지 참 신기할 정도다. 정말 피가 거꾸로 솟는 심정"이라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오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때처럼 정치논리로 언론이나 기관을 쫓아내자는 게 아니"라며 "MBC의 '개혁 실패', '경영 참사' 등 불법적이고 부당한 행위에 대한 책임만 물어달라는 것인데 여전히 조사가 지연되는 것 같다"고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