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정동영 "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된다"2004년 유시민 "60세가 넘으면 책임 있는 자리에 있지 말자"2004년 천정배 "교포 노인들이 연세가 들어서 곧 돌아가실 거다"2011년 조국 "효자 칭찬 받으시겠군요"… 투표 방해 행위 옹호2014년 설훈 "79세면 쉬셔야 하는데 일을 하려 드나"2015년 문재인 "어르신 세대는 바꿔야 한다는 의지가 없다"2017년 표창원 "대통령·장관·국회의원 등 모든 공직 65세 정년 도입을"2022년 최강욱 "많은 분이 노년층의 맹목적 지지를 염려한다"2022년 윤호중 "일흔이 넘으셔서 새로운 걸 배우시기는 좀 그렇다"2023년 김은경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 대 1 표결을 해야 하느냐"2023년 양이원영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미래에 살아 있지도 않을 사람들"
  • ▲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이종현 기자
    ▲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이종현 기자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 논란을 계기로 과거 민주당 인사들의 노인 비하 발언까지 다시 주목받는다.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2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과거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민주당의 전신) 의장이 '노인은 투표 안 해도 괜찮다'고 발언한 것을 거론하며 "노인 폄하는 민주당의 DNA"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장은 2004년 3월 17대 총선을 앞두고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며 "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정 전 의장은 지역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어르신들에게 직접 사죄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이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과거 발언을 소개하며 "60세 이상은 다 뇌가 썩는다는 말씀도 했고, 이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확하게는 유 전 이사장이 '뇌가 썩는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유 전 이사장은 2004년 열린우리당 의원 시절 한 강연에서 "50대에 접어들게 되면 죽어나가는 뇌세포가 새로 생기는 뇌세포보다 많다. 사람이 멍청해진다"며 "60세가 넘으면 책임 있는 자리에 있지 말자"고 주장했다. 훗날 유 전 이사장은 이 발언이 잘못됐다고 시인했다.

    민주당 인사들의 노인 비하 발언이 재소환된 이유는 김 위원장이 일으킨 논란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30일 2030 청년들이 모인 좌담회에서 자신의 아들 의견을 소개한 뒤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 대 1 표결을 해야 하느냐는 것"이라며 "되게 합리적이죠?"라고 말했다. 노령층이 젊은층과 선거에서 똑같이 1표를 행사하는 것이 '비합리적'이라는 뜻으로도 해석돼 노인 비하 논란을 빚었다.

    여기에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이 김 위원장의 말을 옹호해 논란을 더 키웠다. 양이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의 발언이 "맞는 이야기"라며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미래에 살아 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언급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양이 의원은 해당 글을 삭제한 뒤 "오해를 불러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 ▲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데일리
    ▲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데일리
    민주당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2004년 9월 천정배 당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미국 맨해튼에서 가진 뉴욕특파원들과 만찬에서 "교포 노인들이 연세가 들어서 곧 돌아가실 것이다. 노인들이 무슨 힘이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총선 출마설에 휩싸인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2011년 자신의 트위터를 방문한 한 지지자가 "서울 노친네들 설득하기 힘드네요. 그래서 아부지랑 엄니한테 25일부터 27일까지 수안보 온천 예약해드렸습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자 "효자 칭찬 받으시겠군요"라고 답해 논란에 휩싸였다. 투표 방해 행위를 옹호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민주당의 전신) 소속으로 서울 노원갑지역구에 출마했던 김용민 후보는 과거 노인 폄하 발언이 알려지면서 곤욕을 치렀다. 

    김 후보는 2004~05년 한 인터넷 방송에서 진행자가 "시청역 앞에서 오버 하고 지랄하는 노친네들을 다스리는 법"을 묻자 "지하철 시청역 같은 데는 한 4층 정도 지하로 내려가야 한다.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 다 없애고, 그러면 엄두가 나지 않아서 시청을 안 오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파문이 커지자 김 후보는 공식 사과했지만 끝까지 후보직을 내려놓지 않았다.   

    5선 중진인 설훈 민주당 의원은 2014년 국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한국관광공사 감사였던 자니윤(윤승종) 씨를 향헤 "인간은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진다"며 "79세면 쉬셔야 하는데 일을 하려 드나"라고 물었다.

    이에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국민의힘의 전신)이 "노익장 폄하"라고 비판하자 설 의원은 "79세이시기 때문에 쉬어야 될 나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의 전신) 대표 시절 "어르신 세대는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고통받으면서도 박근혜 정부가 잘한다고 지지하고 있다"며 "(어르신들에게는) 바꿔야 한다는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불효정당'이란 이름값을 또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표창원 전 민주당 의원은 2017년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과 장관,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을 포함한 모든 공직에 최장 65세 정년 도입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가 "100세 시대에 합당한 말이냐"는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최강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월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많이 나오자 "많은 분이 노년층의 맹목적 지지와 청년층의 화풀이 지지를 염려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노년층의 판단 능력을 맹목이라 비하하고, 청년층의 목소리를 화풀이라 폄하한 문제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대선이 끝난 뒤에는 윤호중 민주당 의원의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윤 의원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송기윤 증평군수 후보의 나이를 언급하며 "일흔이 넘으셔서 새로운 것을 배우시기는 좀 그렇다"고 말했다. MBC 탤런트 출신인 송 후보의 나이는 당시 70세였다.

    정작 윤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 생) 용퇴론'이 제기되자 "나이를 가지고 '몇 살 됐으니까 그만해야 된다' 이런 방식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해 내로남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편,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2일 논평을 내고 "민주당의 '어르신 폄훼 DNA' 발현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지만, 대한민국을 세대별로 갈라치며 분열을 조장해 대체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라며 "이제 김은경 혁신위가 할 일은 하나밖에 없다. '해체'로서 국민과 어르신께 최소한의 예의를 보여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