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가져가라 연락하고 돌려줬다 했는데… 찾아가 되돌려줬다고 다르게 말했다?""돌려주고 靑에 신고까지 했는데, 뭐가 문제인가?… 민주당계 인사였다면 미담""누구나 무는 '광견의 주둥이' 같아… 이런 기자정신, 이재명엔 안 보여" 조롱
  •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연합뉴스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측이 인사청탁 의혹을 제기한 YTN 보도에 법적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YTN 내부에서마저 해당 기사를 두고 '악의적 보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YTN방송노동조합은 31일 배포한 성명에서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에 지명된 이동관 후보자가 예상대로 일부 언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며 "일부 언론의 민낯을 아는 진짜 국민은 이 십자포화가 그들에게 쏟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자신들이 언급한 '일부 언론'이 언론노조가 회사를 장악하고 있는 KBS, MBC, YTN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최근 이 후보자 가족의 인사청탁 의혹을 제기한 자신들의 보도마저 악의적이라고 지적했다.

    YTN은 지난 28일과 30일 방송에서 한 불교 종파 신도회장 A씨가 2009년 11월 지인의 이력서를 이 후보자 부인에게 건넸고, 이후 2010년 1월 이 후보자 부인에게 2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줬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 후보자 측이 현금은 바로 돌려줬지만, 이력서를 받은 이유로는 판결문과 다른 설명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인사청탁을 했다는 인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없고 이 일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신고했다며, 필요에 따라 보도와 관련해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YTN방송노동조합은 "YTN 단독보도는 악의에 차 있다. (YTN은) 이 후보자의 부인이 2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모르고 받았다가 이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신고하고 (돈을) 되돌려줬으며 인사청탁을 시도한 A씨가 다른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이 후보자를 상대로 한 인사청탁이 드러났다고 단독보도했다"며 "이 후보자가 민주당계 인사였다면 지금의 YTN은 미담 사례로 보도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런데 YTN은 이 후보자의 부인이 판결문과 달리 13년이 지난 지금은 '이력서를 받은 기억이 없다'고 했고, 판결문에서는 '가져가라고 연락해 돌려줬다'고 했는데 (최근에는) '즉시 찾아가 되돌려줬다'며 다른 말을 했다고 단독보도했다"고 지적한 YTN노동조합은 "모르고 받았지만, 인사청탁용 돈 2000만원을 되돌려주고 신고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도대체 무슨 의혹이 더 있다는 말인가. 13년 전 기억이 또렷하지 않은 게 또 다른 의혹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YTN방송노동조합은 그러면서 "진짜 의혹은 YTN의 이런 '옹골찬 기자정신'이 무려 호주에서 함께 골프를 친 고 김문기 전 본부장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겐 전혀 작동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동관 후보자가 2012년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과 관련해 당시 김승유 하나고 이사장에게 직접 전화해 전학을 미뤄 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YTN 보도도 악의적이라고 YTN노동조합은 비판했다.

    이들은 "김유승 이사장은 이 전화를 외압으로 느끼지 않았다고도 말했다"고 강조한 YTN노동조합은 "이 후보자의 아들은 아버지의 외압 같지 않은 부탁에도 불구하고 시험 전에 전학 조치를 당해 하나고 내부에선 동정론까지 일었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하지만 YTN은 이 후보자 아들의 학폭 의혹을 집중보도하는 과정에서 '학폭 의혹이 왜곡됐다'는 하나고 교사와 학생들의 이의제기는 물론, 최초로 학폭 의혹을 외부에 알렸던 전경원 교사에 반발해 유성호 교사가 당시 12일 동안 단식까지 했던 것에 대해선 여태 눈을 질끈 감고만 있다"고 지적했다.

    YTN방송노동조합은 "작금의 인사청문회는 본래의 제도 취지와 달리 선명한 진영논리와 강렬한 동지 의식만 남아 제도의 존재의미조차 의문시되고 있는 지경"이라며 "'우리 편 아니면 아무 돌이나 집어 던져 죽이자'는 YTN의 이런 수준 미달의 단독보도는 민주적인 국정 운영의 감시자는커녕 음식 보면 침 흘리고, 여차하면 누구나 물어뜯는 '광견의 주둥이'와 하등 다를 게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공영방송 개혁에 나서겠다는 이동관 후보자를 무차별적으로 흠집 내 임명을 저지하거나 최소한 이를 계기로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국면을 차지해 언론노조의 사내 기득권을 연장하겠다는 것"이라고 경계한 YTN노동조합은 "그동안 노조의 탈을 쓰고 끼리끼리 다 해먹은 방송 사영화 세력에 고한다. 더 이상 YTN을 망치지 말고 언론계에서 떠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이 후보자를 향해 △취임 즉시 지난 5년여에 걸쳐 YTN 등 공영방송에서 자행된 방송장악에 대한 면밀한 사실 조사와 피해자 구제에 나설 것 △허위 조작 뉴스 근절을 위한 정책 방안을 조속히 수립하고 필요하다면 법 제도를 개선할 것 △불쑥 나타나 방송 정상화의 적임자로 행세하는 낭인들이 아니라 오랜 기간 인내하며 현장을 지킨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