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 대상으로만 장소 공개… 전국 17개 도시서 시사회여성단체 "일부 세력에 의한 2차 가해, 악랄하게 지속돼"26일 '첫 변론' 관련 영화상영금지가처분 재판 시작
  • ▲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 행위를 부정하는 등의 논란이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 포스터와 해당 영화 상영을 반대하는 시민들. ⓒ연합뉴스
    ▲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 행위를 부정하는 등의 논란이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 포스터와 해당 영화 상영을 반대하는 시민들. ⓒ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죽음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이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최근 시사회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다음달 개봉을 목표로 준비됐지만, "2차 가해 아니냐"는 논란과 함께 현재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이 접수돼 있는 상태다.

    영화 <첫 변론> 제작을 맡은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은 지난 20일 오후 6시30분 경남 창원의 한 영화관을 빌려 첫 후원 시사회를 열었다. 이에 일부 여성단체 회원은 당시 영화관을 찾아 "2차 가해를 중단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이에 영화를 제작한 김대현 감독은 시사회 다음날인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페미(페미니스트)'가 들어가는 단체에서 시사회 예정 공간에 연락해 상영을 취소하라고 하는 등 상영을 방해하고 있다"며 "작품에 대한 모든 권리는 내게 있으니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여러분이 원하는 다큐를 만들라"는 글을 올렸다.

    시사회는 창원을 시작으로 21일 제주, 22일 부산·광주, 23일 울산·전주에서 각각 열렸으며,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은 시사회 장소를 비공개하다 후원금을 내는 사람들에게 상영 3일 전 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다음달 6일로 예정된 서울 시사회까지 3주간 전국 17개 도시에서 후원자들을 위한 시사회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대표는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과 김대현 감독을 상대로 법원에 영화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김 대표는 "저희가 가처분 신청을 낸 것도 알고 있을 텐데, (이들이) 계속 지방을 돌며 시사회를 하는 의도가 정확히 뭔지 모르겠다"며 "내일 재판에서 관련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힌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직장 내 성폭력에 반대한 시민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세력에 의한 2차 가해는 악랄하게 지속됐다"며 "막무가내 '성폭력 부정주의'는 정치도, 민주도, 진보도 아닌 패악질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더이상의 2차 가해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