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정전협정 매커니즘'에 따라 北과 관련 대화 시작"국무부 "北 수신 사실 인정을 '실제 응답'으로 여길 수 있나"백악관 "北에 여러 경로 통해 '미군 자진월북' 사실 전달"
  • ▲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의 미 육군 증명사진 (사진=트위터 @MirrorBreaking_캡처) ⓒ뉴시스
    ▲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의 미 육군 증명사진 (사진=트위터 @MirrorBreaking_캡처) ⓒ뉴시스
    북한이 지난주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등병의 신병과 관련해 유엔군사령부(UNC)의 메시지를 '수신'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미국 정부의 연락에 응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과 어떤 실질적인 소통도 하지 못했다. 우리는 킹 이등병의 소재를 확인하고 그의 안전과 관련한 정보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리려고 북한과 접촉해왔지만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 북한이 어느 쪽에도 응답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유엔 쪽과 관련해서는 내가 이해하기로 북한이 (유엔사의) 메시지를 받았다는 것을 인정했다"며 "그것을 '실제적인 응답'으로 여길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결정하도록 두겠다"고 답했다.

    미국 측의 접촉 시도 여부와 관련, 밀러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여러 채널이 있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아직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킹 이등병의 안위와 관련해 북한 측과 소통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백악관과 국방부·국무부·유엔이 킹 이등병의 안위와 소재 등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 측에 킹 이병이 스스로 월북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답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그가 빨리 안전하게 돌아오기를 바라며, 그래서 킹 이등병의 안위에 관한 정보도 (북한 측에) 요청했다"며 "이와 관련해 더이상 공유할 내용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앤드루 해리슨 UNC 부사령관은 지난 24일 서울에서 외신을 대상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전협정 메커니즘에 따라 북한군과 관련 대화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 전직 관료들은 북한과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며 킹 이등병의 석방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역임한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엄밀히 따지면 킹 이등병은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이므로, 미북 간 초기 논의는 주로 정전위원회와 유엔군사령부가 맡게 될 것"이라며 킹 이등병에 대한 북한의 사면과 석방 여부는 "고위급 수준의 협상에서 결정되는데 그런 일은 조만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 석좌는 "북한군과 대화를 시작했다는 유엔사의 언급만으로 송환 협상의 본격적인 진전이나 미북 비핵화 협상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내다봤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킹 이등병의 석방과 귀환 문제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운용 메커니즘에 따라 '군사 대 군사 차원'에서 관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