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위기관람정부" 尹정부 비난했는데… 민주당 정치인들은 연이어 해외출장수해 지원·복구·관리, 환노위원장 박정… 호우 피해 커지는데 5박6일 동남아 나가박병석 전 국회의장, 윤준병·최기상 의원도… 박정 위원장과 베트남·라오스 방문강기정 광주시장은 직원들 비상근무 시키고… 독일·스페인·스웨덴·덴마크 출국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정부의 수해 대응과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외교 일정을 비판했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의 해외출장이 도마에 올랐다. 

    수해 지원과 복구를 담당해야 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인 박정 민주당 의원이 동남아 출장을 떠난 데 이어, 민주당 소속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폭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독일로 떠났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집중호우로 서울 넓이의 절반이 넘는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면서 "주말에 이어 이번주까지 전국에 큰 비가 예보되고 있어 피해를 가늠할 수 없는데도 추경 없이 예비비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고물가, 고금리, 민생경제위기, 수해, 폭염 등 어려움 모두를 각자도생에 맡기는 위기관람정부"라고 질타했다.

    이처럼 이 대표가 수해 피해를 걱정하는 상황에서도 정작 민주당 소속 인사들은 해외출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수해 피해가 커지던 지난 16일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깜짝방문을 비판해왔던 것과 배치된다.

    강기정 시장은 지난 22일~ 8월2일 유럽 출장을 떠났다. 강 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광주시 대표단은 독일 베를린·뉘른베르크·라이프치히, 스페인 바르셀로나, 스웨덴 말뫼, 덴마크 코펜하겐 등 유럽 4개국 6개 도시를 방문할 예정이다.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개최지인 광주광역시를 홍보하고, 지속 가능 도시 비전을 해외 사례에서 배우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런 가운데 24일 광주지방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광주에는 일강수량 평균 87.1㎜를 기록하면서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23일부터 내린 비는 이날 오전 7시 기준 누적강수량이 광산구 184㎜, 북구 188㎜, 서구 113.5㎜, 남구 70㎜, 동구 68.5㎜를 기록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23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도로 장애 15건, 건물 침수 4건, 주택 붕괴 2건, 차량 침수 1건 등 22건의 호우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많은 비로 광주 황룡강 장록교 지점에 홍수주의보가 내려졌으며, 광산구는 산사태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상향됐다. 광주시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는 24일 비상 3단계를 발령하고, 전 직원 비상근무를 소집한 상태다. 직원들에게는 비상근무를 시키고 정작 수장은 해외출장을 떠난 것이다. 

    정부의 수해 대응을 적극 비판해왔던 민주당에서 이 같은 사례는 강 시장만이 아니다. 국회 환노위원장인 박정 의원을 비롯해 박병석 전 국회의장, 윤준병·최기상 민주당 의원은 호우 피해가 커지던 지난 23일 5박6일 일정으로 베트남과 라오스를 방문하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사전에 준비됐던 의원외교 일정을 취소할 경우 상대방에 결례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박 의원을 향한 비판이 크다. 환노위는 전국 물 관리와 수해 지원·복구를 담당하는 주무 부처인 환경부를 소관기관으로 두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수해 대응을 제대로 하는지 감독해야 할 담당자가 해외출장을 가버린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이들은 조기귀국을 결정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여당은 물론 야당에서도 비판이 크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24일 통화에서 "광주·전남지역 폭우는 현재도 진행형"이라면서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방문한 것을 비판해 놓고 광주시장과 환노위원장은 해외출장이 필요해서 간 것이라고 하면 국민들이 납득하겠느냐"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