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의원 책임 무겁게 해… 민주당 주도해 21대 임기 내에 법 개정해야"민주당, 혁신위가 1호로 제안한 불체포특권 포기도 한 달 만에 '반쪽 수용'체포동의안 표결 '무기명→ 기명' 바꾸려면 법 개정 필요… 호응 없을 것
  • ▲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종현 기자
    ▲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을 무기명에서 기명 방식으로 바꾸는 내용의 혁신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혁신위가 1호로 제안한 불체포특권 포기마저 당론 대신 결의로 '반쪽 수용'한 바 있어 법 개정이 필요한 '체포동의안 기명'도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표결 정보 공개는 체포동의안 처리에 대한 국회의원의 책임을 무겁게 할 수 있으며,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차원에서 공개돼야 하는 정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미국·영국·일본·독일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기명 표결로 처리하고 있으며, 우리 국회에서도 기명 표결 법안이 수차례 발의됐다"며 "민주당이 주도해 21대 (국회) 임기 내에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법 제112조에 따르면, '대통령으로부터 환부(還付)된 법률안' '그 밖에 인사에 관한 안건' '국회에서 실시한 각종 선거'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의 해임건의안' 등을 무기명 투표로 진행한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은 '인사에 관한 안건'에 해당해 무기명으로 투표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노웅래·이성만·윤관석 의원 등 민주당 의원이거나 탈당한 인사들 대상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번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무기명 투표를 기명 투표로 바꾸려면 국회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민주당은 한 차례 혁신위 제안을 조건부로 수용한 바 있어 이번 혁신안도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혁신위가 불체포특권 포기를 제안한 지 약 한 달 만인 지난 18일 의원총회에서 불체포특권 포기 결의를 채택했다. 그러나 당론도, 결의문도 없어 '반쪽 수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혁신위는 불체포특권 기명 변경에 이어 이른바 '꼬리 자르기식' 탈당 방지를 위해 조사 및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조사 협조 의무를 부과하는 안을 내놓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 '김남국 의원 코인 의혹 사건'은 해당자의 탈당 여부와 관계없이 당 차원의 책임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유죄 판결 시 복당 제한 조치 등 당 차원의 결정을 내리고 이를 국민께 공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주당 혁신위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와 당직자의 공직 및 당직 수행, 개인비리에 대한 상시 감찰 △코인 등 가상자산을 포함한 정기적 자산 감찰 △당 윤리감찰단장에 외부 인사 임명 및 임기 보장 △현역 의원에 대한 공직윤리 준수 평가 기준에 이해충돌방지법 포함한 평가 적용 등을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은 야당이 된 이후에도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부족했다"며 "국민 앞에 지금까지의 잘못과 한계를 인정하고 향후 책임 있는 정당으로 다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