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 39명, 'MBC 새 기자회' 결성"균형 있고 불편부당한 공정보도 위해 매진할 것"
  • ▲ 지난 17일 출범식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MBC 새 기자회' 회원들. ⓒ뉴데일리
    ▲ 지난 17일 출범식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MBC 새 기자회' 회원들. ⓒ뉴데일리
    공영방송 MBC에 전국언론노동조합과 궤를 달리하는 사내 직능단체가 새롭게 출범했다.

    MBC 기자 39명은 지난 17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M라운지에서 'MBC 새 기자회' 출범식을 열고 "MBC뉴스의 현실을 처절하게 반성하며 거듭날 것을 다짐하는 기자들이 뜻을 모았다"며 "앞으로 균형 있고 불편부당한 보도를 위해 매진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회원 상당수가 MBC노동조합(3노조) 소속인 '새 기자회'는 "검증되지 않은 '가짜뉴스'로 확증 편향을 재생산하는 일을 배격하고, 팩트체크를 성실히 함으로써 MBC와 공영방송, 나아가 한국 언론의 신뢰 회복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백 마디 말보다 한 걸음 실천을 통해 달라진 MBC뉴스를 증명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공언했다.

    "KBS 수신료 분리징수 결정으로 공영방송의 위기가 현실화되는 상황에 MBC뉴스도 존립과 미래를 고민해야 할 때"라며 "'공정성 회복' 외에 답은 없다"고 단정한 새 기자회는 "보다 많은 기자들이 함께 할 때 'MBC뉴스의 공정성 회복'이라는 목표 달성은 빨라질 수 있다"며 MBC 기자들의 많은 동참과 관심을 호소했다.

    새 기자회의 초대 회장은 해고무효 확인 소송에서 승소해 복직한 현원섭 기자와 정병화 기자가 공동으로 맡았다.

    다음은 새 기자회가 발표한 '출범 선언문' 전문.

    “MBC뉴스를 반성합니다.” 2017년 12월 26일. 최승호 사장 체제의 뉴스룸은 통렬한 반성으로 새로운 <뉴스데스크>를 시작했다. ‘공영방송다운 뉴스가 무엇인가를 늘 고민하면서, 권력이 아닌 시민의 편에 서는 뉴스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 후 5년 7개월. MBC뉴스는 어떠했는가. ‘딱 보니 100만’이라는 보도국 수장의 말로 상징되는 조국 수호 보도, 결국 ‘권언유착’ 보도로 드러난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최경환 신라젠 투자 오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수개월 동안 계속된 편파 보도 등 이루 열거할 수 없을 만큼의 불공정 보도가 이어졌다. 취재 과정에서 경찰을 사칭해 형사처벌되는가 하면, ‘삼선 슬리퍼’를 신고 나와 출근길 대통령 뒤통수에 대고 고함을 지르는 등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마저 내팽개쳤다. 좌파 성향 유튜버가 넘긴 ‘김건희 녹취록’을 그대로 틀어대며 유튜브 하청방송을 자처했고, 야당 의원에게서 받은 장관 후보자의 개인 정보를 유튜버에게 넘겨 뉴스룸이 압수수색을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무엇을 위해 그랬는가. 논객 진중권은 ‘대안적 사실을 창출하며 특정 정파의 해결사 노릇을 한다’고 MBC뉴스를 정의했다. 진보 언론학자 강준만은 ‘조국 수호’ 보도를 진두지휘했던 박성제 전 사장을 향해 “왜 세상 바뀌었다고 정파적 보도의 선두에 서야 한단 말이냐”고 탄식했다. MBC뉴스는 ‘정부의 입이 되어 권력에 충성했고,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을 배신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보도에 참여하고 방관한 우리 기자들부터 처절히 반성하고 철저하게 거듭날 것을 다짐한다. 오늘 출범하는 새 기자회에는 39명이 뜻을 모았다. 적지만 작지 않다.

    우리는 무엇보다 MBC뉴스의 공정성을 회복할 것이다. 균형 있고 불편부당한 뉴스를 지향하겠다. 어떤 정치 세력이나 정파성 강한 집단과 결탁하지 않고, 오직 사실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를 추구할 것이다.

    새 기자회는 공정보도로 가는 가장 올곧은 통로이자, 어떤 외압이나 내부의 혼란에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려 한다. 새 기자회의 문은 MBC 모든 기자들에게 열려 있다. 보다 많은 기자들이 함께 할 때 ‘MBC뉴스의 공정성 회복’이라는 목표 달성은 빨라질 수 있다. 많은 기자들의 동참을 호소한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MBC뉴스에 정말 미래는 없다.

    2023년 7월 17일 MBC 새 기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