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3월에 이미 '검증 방식, 기준, 한국 전문가 참여' 기준 밝혔는데유승민, 7월10일 "尹, 참모들 뒤에서 오염수 문제 한마디도 안 해" 뒷북김태흠 "탈당·복당·당쪼개기 달인다워… 계속 딴지 걸려면 탈당하라"
  • ▲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종현 기자
    ▲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종현 기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의 견해 표명을 요구하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훈수정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약 보름 전만 해도 '대통령의 언어는 천금의 무게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유 전 의원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결과 발표를 믿지 못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유 전 의원의 탈당을 촉구하기도 했다.

    유승민 "尹대통령, 오염수 문제 입장 말해야"

    유 전 의원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이 (오염수) 반대 여론이 무서워 비겁하게 뒤로 숨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문제"라며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하는 분으로서 당연히 입장을 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께서 너무 입을 다물고 계시는 것 같다. 정부·여당이 연일 방류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며 "정작 대한민국 대통령이 실정에 대해 말씀이 없는 것은 문제다.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참모들 뒤에 숨어서 한 말씀도 안 하시는지 저는 굉장히 유감"이라고 밝혔다다.

    "대통령께서 지난 5월7일 기시다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과학적인 검증을 위해 시찰단을 파견하겠다'는 워딩 이후에 찬성인지 반대인지 두 달 넘게 한 말씀도 안 했다"고 지적한 유 전 의원은 반면 "수능은 국어 킬러 문항 없애라고 깨알지시를 하고, 카르텔을 박살 내야 한다고 말씀했다"고도 상기했다.

    尹대통령, 지난 3월 오염수 조건 日에 전달

    그러나 대통령실은 지난 3월31일 대변인실 명의의 언론 공지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 기간 중 일본 측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식,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검증, 그 과정에 한국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는 3가지 조건을 분명히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유 전 의원의 주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IAEA의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는 민주당 주장에 편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가장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인 IAEA의 조사 보고서야말로 우리가 가장 확실하게 신뢰할 수 있다"며 "과학자들과 전문가들도 오염수 방류가 아무 문제가 없다는데도 유승민 전 의원은 국민의 상식은 오염수 반대라며 연일 괴담 확산에만 몰두한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아무 말이 없느냐며 대통령 발목 잡기까지 하고 있는데, 이미 정부는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등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어 '대통령의 언어는 천금의 무게가 있어야 한다'는 지난달 24일 유 전 의원 페이스북 글을 언급하며 "근거도 없이 국민 건강을 볼모로 한 괴담정치, 공포마케팅이야말로 제2의 광우병파동, 제2의 사드를 선동하는 좌파의 본모습"이라고 규정했다.

    "본인의 언행이 당을 위한 쓴소리나 건전한 비판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착각하지 말라"고 일갈한 김 지사는 "탈당과 복당, 당 쪼개기의 달인답다. 그저 볼썽사납고 짜증 난다"고 토로했다.

    김 지사는 그러면서 "당신의 행태는 마치 관심에 목이 마른 관종(관심종자)병 같고 무지성한 레토릭의 훈수정치의 표본"이라며 "지난해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정치적 수명은 다했다. 계속 딴지 걸려면 차라리 탈당하라"고 주문했다.

    "유승민, 민주당 선동 앵무새처럼 따라만 해"

    이용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내부총질만 해온 게 자랑인가. '모두 까기'가 적성이면 정치인이 아니라 평론가가 되라"고 유 전 의원을 저격했다.

    이 의원은 "정치의 기본은 책임이다. 비록 현재는 민주당의 선동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고 있지만, 어쨌건 유 전 의원도 정치인 아니냐"며 "매사 남 탓으로 일관하며 '책임 없는 스포트라이트'만을 받으려 했기에 당과 당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생각은 정녕 못하는 건가"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