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철야농성 + 결의대회… 17시간 동안 '비상행동' 끝내말로는 '비상' '철야'… 실제론 누워 자거나 휴대폰 보며 '뒹굴뒹굴'현장엔 '미역국 → 방사능국' '소금빵 → 방사능빵' 자극적 피켓 등장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오염수 투기 반대 촉구 결의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오염수 투기 반대 촉구 결의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끝으로 17시간 동안의 비상행동을 마쳤다.

    결의대회 현장에는 과거 '광우병사태'를 연상케 하는 괴담 내용이 적힌 피켓들이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논리도 없는 괴담을 17시간 동안 늘어놨다"고 비판했다.

    野 결의대회 현장에 1500여 명 운집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7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오염수 투기 반대 촉구 결의대회'에서 "윤석열정부가 존중해야 할 것은 IAEA(국제원자력기구) 보고서가 아니라, 일본국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국민"이라며 "민주당은 국민 생명과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결의대회에는 소속 의원, 당직자, 당원 등을 포함해 1500여 명이 모였다고 민주당은 추산했다. 현장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결사반대' '1년 만에 동해바다는 죽음의 방사능 바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일부 피켓에는 '7월 이후 우리는?'이라는 글귀 다음에 미역국과 소금빵이 각각 '방사능국'과 '방사능빵'으로 변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피켓 밑에는 이 대표의 지지 당원 모임인 '잼잼자원봉사단' '청출어람' 등이 명시돼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피켓 내용이 2008년 '광우병사태'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당시에도 '뇌송송 구멍탁(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난다는 뜻)'과 같은 슬로건이 집회 구호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2016년 사드 전자파 논란 때 등장한 '튀겨진다' 표현도 마찬가지다. 모두 민주당이 주도한 시위에서 등장한 괴담이다.

    결의대회가 한창 진행 중일 때 국회 정문 인근 집회 현장에서 "후쿠시마 괴담" "이재명 구속" 등을 외치는 확성기 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 

    이 대표는 결의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보고서를 수용할 수 없다고 천명하라"면서 "대한민국을 포함한 태평양 주변 국가들의 핵 오염수 공동조사 수용을 일본에 촉구하라"고 주문했다. 또 "과학적, 객관적 검증이 이뤄지기 전까지 오염수의 해양투기를 무기한 연기하도록 일본에 요구하라"고 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IAEA 보고서와 관련해 "이른바 핵종 제거장치인 ALPS에 대한 기술검증을 제외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오염수를) 바다에 버린 이후의 생태학적 안전에 대해서 IAEA는 과연 보장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한일 정상회담 때 기시다 총리 앞에서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선언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와 잠정조치 청구 추진 ▲런던협약·런던의정서 당사국총회에서 핵물질 오염수 의제화 등을 요구했다.
  • ▲ 7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청 앞에서 개최한 '윤석열 정권 오염수 투기 반대 촉구 결의대회' 현장에 있는 한 피켓의 모습. ⓒ이지성 기자
    ▲ 7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청 앞에서 개최한 '윤석열 정권 오염수 투기 반대 촉구 결의대회' 현장에 있는 한 피켓의 모습. ⓒ이지성 기자
    野, '철야농성' 현장서 책 읽거나 수면 

    민주당은 지난 6일 오후7시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후쿠시마 핵오염수 반대 비상행동'을 위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은 다음날인 7일 오전까지 이어졌고, 이후 필리버스터와 결의대회를 끝으로 17시간 동안의 비상행동이 끝났다.

    철야농성에는 당초 민주당 의원 167명 전원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약 120명이 모였다. 그마저도 70~80명 정도만 끝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농성 현장에 있던 의원들의 행태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누워서 자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거나 책을 읽는 의원도 있었다. 

    이 대표는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휴대전화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비상행동'이라는 이름을 내건 농성 현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행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 ▲ 7일 아침 국회 본회의장 앞. 민주당 의원들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철야 농성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저녁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7일 아침 국회 본회의장 앞. 민주당 의원들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철야 농성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저녁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與 "민주당, 의미 없는 '깡통농성'"

    이와 관련,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7일 논평을 내고 "국제기구가 검증하고 세계가 동의하는 오염수 안전 평가에 오직 민주당만이 불복하며 외신기자 간담회를 열며 국제 망신을 자초하고, 17시간 국회 농성과 주말 장외집회를 벌이며 국민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문제 삼는 삼중수소에 대해서는 이미 과학적으로 무의미한 양이라고 전문가들이 수차례 말해왔다"며 "그리고 삼중수소 이슈는 후쿠시마 이전에 국내 원전에서 이미 논의되었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난 사안"이라고 짚었다.

    이어 "오염수에 대한 조사와 검증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고 전제한 강 수석대변인은 "이제는 괴담 양산과 선동으로 더이상 피해를 입는 국민이 없도록 철저한 대처를 해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지난 6일 논평에서 민주당의 철야농성을 두고 "과학적 설명도 없고, 논리도 없는 괴담 주장을 17시간 동안이나 늘어놓는다고 하니 그야말로 아무 의미 없는 '깡통농성'"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민주당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국민적 반대여론을 결집하기 위해 '전국 국민버스 투어'를 진행한다. 이로 인해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담은 홍보물을 전면에 부착한 버스가 전국을 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