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5일 김해 봉하마을·文 예방… 이재명과 만날지 관심 집중친낙계 "신뢰 회복 먼저"… 유인태 "앙금 깊더라"… 친명계선 "팀플레이 해야"이상민 "같이할 수 없다면 유쾌한 결별 각오"…안민석도 "심리적 분당" 언급
  •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 ⓒ뉴데일리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 ⓒ뉴데일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만남 성사 여부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당내 계파갈등이 본격화할 조짐이 보인다.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낙(친이낙연)계 간 세력다툼으로 당이 쪼개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낙연, '이재명 민주당'에 쓴소리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귀국한 이 전 대표는 5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한 이후 경남 양산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할 계획이다. 

    이 전 대표의 정치복귀 행보가 본격화하면서 이 대표와 회동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6월25일 이 전 대표의 귀국과 관련해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어려운 시국"이라며 협조 요청을 시사했다. 각종 리스크에 봉착한 이 대표가 통합 이미지를 내세워 국면을 전환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친낙계인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우선 두 분 사이에 신뢰가 복원돼야 한다(6월30일, SBS 라디오)"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 경선 때 경쟁자였던 이 전 대표와 이 대표 사이에 앙금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도 두 사람의 "앙금이 굉장히 깊더라"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 체제 민주당에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광주를 찾아 "이런 때 제가 몸담은 민주당이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텐데 국민의 기대에 많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가 당 내홍을 우려해 당분간 이 대표와 각을 세우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이재명 체제'를 직격한 것이다.

    친명계는 이 전 대표를 견제하고 나섰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를 겨냥해 "개인플레이보다는 팀플레이를 좀 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이 전 대표와 이 대표의 회동과 관련 "이 대표는 만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 전 대표 측이 만나주지 않는다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친낙계로 꼽히는 민주당 한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앙금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 때문에 안 만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안 만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빠른 시일 내에 두 사람의 만남이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상민 "뜻 다른데 한 지붕에 어떻게 있나"

    당내에서는 친명계와 친낙계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나와 "같은 방향을 보고 끝까지 공통분모를 이뤄낼 수 있어야 끝까지 갈 수 있지 않겠나"라며 "그런데 그것이 이뤄지지 못하고 임시방편 쪽으로 그냥 갈 경우에는 분명히 균열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때로는 도저히 뜻이 안 맞고 방향을 같이할 수 없다고 한다면 유쾌한 결별도 각오하고 해야 되지 않겠나"라며 분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뜻이 다른 데 어떻게 같이 한 지붕에 있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앞서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심리적 분당 상태"를 언급하기도 했다.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 등을 계기로 불거진 이 대표의 리더십 리스크가 당 내홍으로까지 번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예전에는 국민의힘이 더 분당 가능성이 크다고 봤는데 민주당이 더 위험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분당 가능성은 낮지만 지금의 민주당 상황이라면 아예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제3지대, '민주당 분당'에 영향 미치나

    본격화하는 제3지대 신당 창당이 '민주당 분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지난달 '한국의희망'을 창당한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민주당 출신이다. '새로운당' 창당을 준비하는 금태섭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에서 분당해 형성된 정당이 제3지대와 결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신당 창당설도 떠오른다. 주요 거점으로는 민주당 텃밭인 호남지역이 거론된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들이 제3지대로 몰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민주당 내에서는 분당 가능성에 회의적 반응이 다수다. 민주당은 과거 분당사태로 '분열은 필패'라는 것을 몸소 겪었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분당으로 얼마나 춥고 배고픈 시절을 겪었느냐"며 "그런 경험을 해서 조심스럽다"고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이상민 의원이 제기한 분당설과 관련 "확실한 것은 같이 논의하는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다"며 "분당해서 효과가 무엇인지, 어떻게 될 것인지 구체적으로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