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신임 차관 13명에 임명장 수여 후 오찬 회동"정부든 기업이든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람을 평가하는 것"尹, 국정원 인사파동 계기로 '국정철학 공유' 절감한 듯
  • ▲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차관(급) 임명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복두규 인사기획관, 윤 대통령,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안상훈 사회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차관(급) 임명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복두규 인사기획관, 윤 대통령,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안상훈 사회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차관들에게 인사혁신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정부부처에 인사광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고위공무원이 전원 인사 대상에 올랐다는 말이 곳곳에서 나온다. 

    윤 대통령은 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신임 정부부처 차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오찬을 함께했다.

    임명장 수여 대상은 김완섭 기획재정부2차관과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1차관, 오영주 외교부2차관, 문승현 통일부차관, 한훈 농림축산식품부차관, 임상준 환경부차관, 이성희 고용노동부차관, 김오진 국토교통부1차관, 백원국 국토부2차관, 박성훈 해양수산부차관, 오기웅 중소벤처기업부차관, 김채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등 13명이다.

    윤 대통령은 오찬에서 "헌법정신에 충성해 달라. 내정도, 외치도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면서 "민주사회를 외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전체주의와 사회주의이고, 내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부패한 카르텔"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부처의 냉철한 인사도 주문했다. "정부조직이든 기업조직이든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윤 대통령은 "산하단체와 공직자들의 업무능력 평가를 늘 정확히 해 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인사 관련 언급은 '국정원 인사파동'이 기폭제가 됐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김규현 국정원장의 국정원 고위급 인사에 불만을 품은 내부 '국정철학 반대 파벌'이 대통령실 투서를 형식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지는 '인사파동' 상황을 상세하게 보고받았다. 

    이에 윤 대통령은 김 원장에게 힘을 실어 주면서 인사파동을 일단락시켰다. 이를 계기로 윤 대통령이 모든 정부부처 실무자들의 국정철학 공유 강화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것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3일 통화에서 "국정원 인사 사태는 단지 국정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정부부처에서 있을 만한 일"이라면서 "국정철학을 공유하지 않는 인사들이 요직에 앉아 국정에 오히려 반대하는 상황이 다른 부처에서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것이 대통령께서 크게 우려하신 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도 대통령실에서 정부부처의 각종 인사 상황을 파악해본 결과 실권을 쥐고 있는 실·국장급들에서 헌법가치와 정부 철학에 부정적인 인사들이 국정개혁 드라이브를 늦춘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인사 관련 강경발언과 함께 국정철학을 뒷받침할 '실세 차관' 임명이 마무리되면서 정부부처에서는 물갈이설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미 통일부와 환경부 등 일부 부처에서는 1급공무원 전원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일부 부처에서는 1급 공무원뿐 아니라 2~3급 고위공무원까지 전원 인사 대상에 포함해 원점에서 인사를 해나갈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부처 인사에 직접 개입했다는 점은 부인했지만, 물갈이 기류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3일 통화에서 "사실 정부부처에서 인사 시즌에 1급 공무원들이 일괄사표를 내는 일은 흔한 광경"이라면서도 "다른 점이 있다면 기존에는 재신임을 묻는 차원에서 진행됐다면 이번에는 국정철학을 쫓아오지 못하는 공무원들은 급수를 막론하고 전원이 인사 대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