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29일 '오마이TV' 인터뷰서 장관직 퇴임 전말 공개"文이 장관직 물러나라고 했다…文도 尹 버거워 해 절망"
  • ▲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종현 기자
    ▲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종현 기자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요구로 장관직에서 물러나게 됐다고 밝혔다.

    '자진 사퇴'로 알려졌지만 문 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로 사실상 '경질'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추 전 장관은 지난 29일 유튜브 채널 '오마이TV'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장관 퇴임 당시 상황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추 전 장관은 "저도 (그동안) 진실을 말할 수 없는 것이 좀 답답했다"면서 "타의에 의해 물러나는 거였고 당시 상황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감정을) 수습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추 전 장관은 "(문재인 당시) 대통령께서 저한테 '물러나 달라'고 말씀을 하셨다"며 "(앞서) 장관직에서 물러나 달라는 요구를 노영민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전달받았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고 중간에서 농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래서 '나를 자르려면 국무총리를 통해서 해임 건의를 해주면 좋겠다. 나는 자의로 물러나지는 않겠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대통령께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의결) 사안의 심각성을 말씀드리고 최종 결재권자인 대통령 사인을 받기 위해서 청와대에 찾아가 한 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며 "당시 대통령이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오는데 추 장관이 없었다면 가능했겠느냐'며 덕담을 해주었다"고 회고했다.

    추 전 장관은 "당시 민주당에서 재보궐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검찰개혁 이슈가 퇴장해야 한다는 논리로 저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저를 물러나게 하면 어떤 시그널이 되겠나. '(윤석열) 검찰총장은 잘못한 게 없는데 (추미애) 장관이 무리수를 뒀다'는 게 되지 않겠냐"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에게) 저를 유임시켜야 윤 총장 징계 건이나 검찰개혁 등을 잘 마무리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지만, (장관직에서 물러나 달라는) 결론은 똑같았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윤 총장 징계 의결을 준비하느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몇 달을 버텨왔는데 그 결론이 제가 물러나는 거라고 하니까 '이 나라의 기강이 무너지는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먹먹하고 무척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추 전 장관은 "제가 절망감을 느꼈던 것은 대통령도 검찰총장을 핸들링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느꼈다는 것"이라며 "검찰총장이 쾌도난마처럼 달리는 것만 남고 '내 앞에는 어떤 장애물도 없다'고 생각할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 국가의 탄생을 아무도 못 막는다. 이는 거의 촛불 국민에 대한 역모가 일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2020년 12월16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의 '정직 2개월' 결과를 재가했고 추 전 장관은 같은 날 사의를 표명한 뒤 이듬해 1월27일 장관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추 전 장관은 당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건 등 주요 재판부에 대한 불법사찰과 채널A와의 검언유착 의혹 수사 방해 등의 사유로 윤석열 당시 총장에 대한 직무배체 조치를 내리고 검사징계절차에 회부했다.

    이로 인해 이른바 '추·윤 갈등'이 불거져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로 이어졌지만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강수가 도리어 추 전 장관에게는 '사퇴 압박'으로 돌아와 패착이 됐다는 평가가 따랐다.

    한편, 추 전 장관은 최근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며 정계 복귀를 예고했다.

    그는 지난 27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너무 얌전하다"며 "우리 민주시민의 승리를 위해서 헌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