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통합부사령관, 반란 가담 의혹 받고 당국에 체포NYT "군 핵심 인사 반란은 지도부 내분 의미하는 신호"러 다른 장성들 '무장반란 동조' 가능성도 제기
  • ▲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좌)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우) ⓒ연합뉴스
    ▲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좌)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우) ⓒ연합뉴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측근들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종말이 시작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잇따라 내놨다고 28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드리 예르막 대통령실 고문은 이날 "푸틴은 현실감을 잃어버린 부적절한 테러리스트라는 사실이 이번 반란으로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예르막 고문은 "세계는 러시아와 어떤 진지한 관계를 맺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드디어 푸틴정권의 끝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고문도 "러시아에는 권력을 잡으려는 그룹이 여럿 있는데, 푸틴 대통령이 구축해온 하향식이고 권위주의적 시스템의 중심은 (반란사건으로) 지금 거의 진공상태"라고 분석했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러시아에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비공식적이지만 조직화한 내부 네트워크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확신"했다. 

    다닐로우 서기는 "새로운 정치 엘리트들이 (푸틴에 반대하는)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도 있다"며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이 러시아를 향한 위협이자 자신들의 개인적 재앙으로 여기는 군인과 관리, 러시아 과두정치인들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최고위 장성인 세르게이 수로비킨 통합 부사령관이 바그너그룹의 반란 계획에 동조하거나 가담한 의혹을 받고 당국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전해졌다.

    러시아 항공우주군 사령관이기도 한 수로비킨 대장은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전 통합 사령관을 맡았다가 지난 1월 통합 부사령관으로 강등된 인물이다. 그는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학살을 서슴지 않는 무자비함 때문에 인류 최후의 전쟁을 뜻하는 '아마겟돈 장군'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NYT는 "수로비킨 같은 핵심 인사가 반란에 가담했다면, 이는 러시아군 지도부의 내분을 의미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전·현직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수로비킨 외 다른 장성들도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에 동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군 내부의 도움이 없었다면 프리고진이 모스크바로 진격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수로비킨은 프리고진이 무장 반란을 일으킨 직후 텔레그램을 통해 바그너그룹을 강하게 비난하며 진군 중단을 촉구하는 영상을 올린 바 있다. 이를 두고 익명의 미 전직 관리는 "수로비킨의 태도를 보면, 한때 자신의 군사적 동맹을 비판하는 그의 몸짓이 매우 불편해 보였다"며 "마치 (본심과 다른) 인질 동영상을 보는 것 같았다"고 NYT에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 산하 군사정보국 차장인 블라디미르 알렉세예프도 "(반란은) 국가와 대통령을 뒤에서 찌르는 것"이라며 프리고진을 비난하는 동영상을 직접 올렸다. 그러나 NYT는 "해당 동영상이 올라오고 수 시간 뒤 바그너그룹이 장악했던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알렉세예프와 프리고진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영상이 찍혔다"고 전했다. 

    마이클 맥폴 전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는 "프리고진이 로스토프나도누를 손쉽게 점령하는 동안 러시아 전역의 무장 병력은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건지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