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철회 촉구 결의안, 국회 농해수위서 野 주도 통과국민의힘, '날치기 처리' 비판하자… 민주 "그냥 퇴장하시라"
  • ▲ 소병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 정부에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및 잠정조치 청구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이종현 기자
    ▲ 소병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 정부에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및 잠정조치 청구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이종현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27일 일본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결의안 상정에 반발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고, 야당 의원들만 표결에 참여해 결의안은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이날 국회 농해수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계획 철회 및 수산물 안전성과 어업인 보호대책 마련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결의안에는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및 잠정조치 청구 촉구와 함께 수산물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방사능 검사 확대 조치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일본정부를 향해 오염수 해양방류 추진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초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결의안 논의가 예정돼 있지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소병훈 위원장이 어기구 민주당 의원의 의사일정변경동의안을 받아들여 안건으로 올린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협의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농해수위 여당 간사인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은 "과학적·객관적인 증거로서 인체에 해가 되는 경우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며 "결의안을 만들려면 여당하고 의논해서 사전에 합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또 "자세히 읽어볼 시간도 없고 여야 간 입장이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에 손봐야 할 것이 많다. 이 상태에서는 참여 자체가 어렵다"며 반발했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도 "위원장이 현안을 논하다가 긴급동의를 받아서 기습적으로 끼워 넣는 것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단독으로 내놓은 안을 표결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민주당이 하고 싶다면 단독으로 성명을 발표하라"고 주문했다.

    민주당은 강행처리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여당 입장에서 정부 눈치를 보느라 여러 생각이 있겠지만 우리가 그렇게 지금 한가하지 않다"며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골든타임이 사실상 며칠 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위원회 차원에서 총의를 모아 전체 의견을 도출하고, 국회 차원에서 정부가 미진하게 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국회의 책무"라고도 강조했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도 "이제는 의견을 주고받을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오염수 방류가 목전에 닿아 있는 만큼 국민적 우려를 일본에 전달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정당한 자기 직무"라고 주장했다.

    계속되는 여야 간 공방에 소 위원장은 "느닷없이 나온 것이 아니고 농해수위 차원의 결의안을 만들기 위해 몇 차례 협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표결을 강행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날치기다' '소통관 가서 기자회견으로 하면 되지, 왜 상임위에서 표결하나'라고 항의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그냥 퇴장하시라"고 응수했고, 결국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전원 퇴장하면서 결의안은 민주당 소속 참석 의원 전원과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찬성으로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