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직 효력 유지' 사흘 만에 법정공방 다툴 예정'공무집행방해·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상혁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 혐의 부인
  • ▲ TV조선 재승인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입장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TV조선 재승인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입장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TV조선 재승인 의혹으로 기소된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재판이 26일 열린다. 한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면직 처분에 취소 신청을 하는 등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태웅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TV조선 재승인 점수조작 의혹으로 기소된 한 전 위원장 등 6명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TV조선을 비판해 온 시민단체 인사를 심사위원으로 선임하고, 평가점수가 조작된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해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TV조선 재승인 유효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부당하게 단축하는 내용의 방통위 심의·의결 안건을 작성하도록 시키고, 지난해 9월 의혹이 불거지자 '심사위원들의 평가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이 담긴 보도설명자료를 낸 혐의도 있다.

    이에 검찰은 검찰은 한 전 위원장에게 위계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허위공문서작성 혐의를 적용해 지난달 2일 불구속 기소했다.

    아울러 양모 전 방송정책국장과 차모 전 운영지원과장은 이 과정에서 당시 심사위원장에게 평가점수를 누설해 조작한 혐의(공무상비밀누설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심사위원장이었던 윤모 광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심사위원들에게 점수 수정을 요구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 심사위원 정모 씨와 윤모 씨는 점수를 고의로 낮춘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로 각각 기소됐다.

    한상혁 "공소사실 부당성, 적극적으로 다툴 것"… 혐의 부인

    다만 한 전 위원장은 수사 단계부터 줄곧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3월 구속영장 청구 당시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적극적 조작 사실은 결코 보고받은 바 없다"며 반박했다. 우호적인 심사위원 선임에 관여한 혐의에 대해선 "심사 불참을 통보한 심사위원과 같은 민주언론시민연합 출신을 후보로 명단에 올리고 상임위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알리는 과정을 거쳤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한 전 위원장은 정부과천청사에서도 취재원들과 만나 면직 처분과 관련, "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도 (다툼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 받아들여졌다"며 "그 부분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부분이라서 다퉈 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法, 한상혁 '면직 집행정지' 기각… 면직 유효 판단

    한편 법원은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상대로 낸 면직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지난 23일 기각했다.

    법원은 한 전 위원장이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점수가 조작된 사실을 사전에 인식하고도 묵인해 방송의 중립성·공정성을 수호할 위원장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봤다.

    이를 두고 법원은 "한 전 위원장이 점수가 조작된 걸 알았지만 사실관계와 경위를 조사하려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위법·부당 상황을 알면서 묵인하고 조작된 점수로 청문절차를 진행한 것은 사실상 조작을 승인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