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에 대한 문제 의식 토의이승렬 "전근대적 이념 버려야… 애국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최범 "우린 정신적 내전 상태… 물리적 근대화 넘어 정신적 근대화 이뤄야"
  • ▲ '대한민국 75년, 근대의 길을 다시 묻다' 심포지엄이 23일 종로 출판문화회관에서 개최됐다. ⓒ임준환 인턴기자
    ▲ '대한민국 75년, 근대의 길을 다시 묻다' 심포지엄이 23일 종로 출판문화회관에서 개최됐다. ⓒ임준환 인턴기자
    '대한민국 75년, 근대의 길을 다시 묻다' 심포지엄이 23일 종로 출판문화회관에서 개최됐다. 심포지엄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과 문제를 이해하고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을 성찰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서래포럼이 주최, 주관했다. 정치와 경제 부문에서 놀라운 발전을 이룬 대한민국이 사회 부문에서는 여전히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것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은 개회사, 축사, 제1부, 제2부로 구성됐다. 

    김종민 서래포럼 공동대표가 개회사를 하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김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이 제대로 근대화된 사회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오늘 심포지엄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우리 사회가 더욱 나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함재봉 한국학술연구원장은 "문명으로 더 나은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문명의 발전을 반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많다"며 "앞으로 우리가 가져야 할 근대적 사고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져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축사를 마쳤다.

    최범 서래포럼 공동대표가 '다음 근대화?: 외재적 근대화를 넘어서 내재적 근대화'로라는 주제로 제1부 기조발제를 했다. 최 대표는 "대한민국은 정신적 내전 상태다. 6.25전쟁이란 물리적 내전은 극복했지만, 정신적 내전으로 인한 균열을 이겨내야 한다"며 "물리적 근대화를 넘어 정신적 근대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렬 전 역사문제연구소 부소장은 '한국 근대사에서 패배와 진보의 매커니즘'에 대해 발제했다. 이 부소장은 "한국의 부채율은 점점 높아지고, 출산율은 줄어든다. 전근대적 이념을 버려야 파괴적 분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대환 죽산조봉암기념사업회 부회장이 "대한민국은 근대인들이 만든 근대 시민의 민주공화국이고, 이를 기억해야 한다"고 발언하며 제1부를 마쳤다.

    제2부는 김은희 인류학 박사와 임건순 동양철학자가 각각 '우리 안의 신양반사회' '노신과 윤치호를 넘어서'를 발제하며 시작했다. 

    김은희 박사는 "우리 주변에는 조상과 후손을 동일시하는 문화가 아직도 남아있다"며 "이런 문화는 사람을 개별적으로 평등하게 바라보는 근대적 사상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임건순 철학자는 "과거 선조들이 이뤄낸 현재의 가치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올바르게 근대화를 가꿔나가야 한다"고 했다.  

    박종인 조선일보 기자는 "전 세계가 근대적 이념을 토대로 계속 발전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줏대 없는 도덕관념과 대의명분으로 근대적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근대의 효용성을 알리고 근대화를 통한 발전을 꾸준히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성운 중앙일보 기자는 "고려도 조선의 무역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우리가 근대화의 길에 들어선 지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다"며 "그만큼 앞으로 우리가 근대화를 어떻게 이뤄나갈지 고심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승렬 부소장은 종합토론 시간에서 '앞으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질문에 "한국에서는 일본의 영향을 과하게 강조하는 등 오해가 있다"며 "진영을 떠나 애국하는 마음이 중요하고, 무엇이 애국하는 길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