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서명운동 100만 달성이재명 "尹, 국민 불안 해소는커녕 오염수 방류 합리화"원자력학회 "오염수 방출, 우리 국민 건강에 영향 못 미쳐"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를 내세우며 연일 정부 공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이 "비과학적"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의원총회에서 '일본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범국민 서명운동' 100만 명 달성을 기념하는 보고대회를 진행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 자리에서 "오염수 투기 반대 국민서명운동에 참여한 국민들이 벌써 100만 명이 넘었다"며 "그런데 윤석열정부는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는커녕 일본 핵 오염수 방류를 합리화하는 데 온갖 열정을 쏟아넣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해야 될 정부·여당이 일본 오염수 방류를 막을 생각은 안 하고 오히려 일본을 두둔해서 계속 안전하다고 강변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일본은 당장 핵 오염수 방류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방류하겠다는 핵물질 오염수가 정말로 유해하지 않는가. 유해하지 않다고 자료를 낼 국제원자력기구(IAEA), 일본정부와 도쿄전력 자료는 믿을 만한가"라며 "IAEA가 정말로 오염수의 유해성 여부를 정확하게, 정직하게 판단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이미 많이 제기돼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데 반해, 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원자력분야 국내 최고 권위 단체인 한국원자력학회는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실증적 자료와 다양한 과학적 분석에 따르면 일본 후쿠시마원전에서 처리된 오염수 방출은 우리 국민 건강과 해양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011년 후쿠시마원전 사고 당시 고농도 방사성 오염수가 방출됐지만 12년 동안 한국에서 의미 있는 방사능 증가가 관측되지 않았다는 것이 학회의 견해다. 또 민주당이 IAEA의 오염수 처리 및 방류 과정 검증을 불신하는 것을 두고 "IAEA의 검증활동을 폄하하는 것은 음모론에 불과하며 국제관계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오염수 처리 설비인 ALPS(다핵종제거장치)의 고장문제를 부각시키는 것에 따른 반박도 이어졌다. "오염수는 ALPS 처리 전후와 탱크 보관 단계, 방류를 위한 희석 전후 등 최종 방류 시점까지 수차례에 걸쳐 방사능 농도를 측정하므로 고농도의 방사성 오염수가 배출될 가능성이 없음에도 ALPS 고장 등 ALPS 성능 문제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도 선동적 주장"이라는 것이다. 

    원자력학회는 "이 사안에 대한 비과학적 음모론이나 선동으로 인하여 국내 수산업계가 타격을 받게 되거나 우리 사회에서 국제사회에서 인정되지 않는 비과학적 입장이 일반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학회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라며 "우리 학회의 과학적 판단과 크게 다른 주장을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전파하는 분들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 강연에서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 "티끌은 모아봐야 티끌"이라며 "(오염수 방류 후) 100년을 살아도 영향을 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원자력학회 소속인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21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것을 두고 "국내적으로 어떤 정치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나라를 망신시키고 있는 꼴"이라며 "아무 말 대잔치"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특히 이날 박 원내대표가 IAEA 검증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과 관련 "유엔(UN) 산하에 있는 IAEA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건을 처리해주겠다고 스스로 공신력을 잃어버릴 일을 할 턱이 없다. 국제기구나 국제사회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한편, 민주당은 태평양도서국포럼에 소속된 호주·피지 등 18개국에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에 관한 국제적 연대를 촉구하는 '협조 서한'을 보내기로 했다. 서한에는 오염수 방류 관련 최근 논란들과 국제해양법재판소 잠정조치 청구, 국제 연대의 필요성 등이 담겼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을 마친 뒤 "일본 내 방류를 반대하는 의회 지도자, 시민단체, 동남아시아 등과의 연대도 추진하겠다"며 "정부도 적극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