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잔해 인양하던 중… 레이더에 중국 함정 속속 포착北, 추가 발사 예고했지만 기술적 문제 해결 못해 '내부 동요'
  • ▲ 북한이 발사한 위성 명목 장거리 탄도미사일 잔해를 우리 군이 인양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 북한이 발사한 위성 명목 장거리 탄도미사일 잔해를 우리 군이 인양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북한이 지난달 31일 위성 명목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실패 후 중국 측에 서해상에 추락한 발사체를 인양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17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우리 정보당국은 북한이 발사체를 한국군이 인양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 측에 인양을 요청한 것으로 보고, 군을 통해 인양 해역 주변에 함정을 여러 척 배치했다고 한다. 

    정보 소식통은 "북한이 발사체 추락 직후 중국에 인양을 도와달라고 요청한 정황이 파악됐고, 이에 따라 한국군은 해군 함정 여러 척을 배치해 신속한 인양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도 지난 9일(현지시간) 선박 추적 서비스 '플리트몬'을 인용해 중국 사법당국 소속 선박 수척이 통상 항로를 벗어나 북한의 우주발사체가 낙하한 해역으로 항해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NK뉴스가 입수한 기록을 살펴보면 중국 조사선 '시앙양홍18'은 중국 해안을 따라 순찰하다가 지난 5일 우리 군이 인양작업 중인 해역 방향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지난 8일에는 북한 발사체 예상 추락 해역에서 남서쪽 62해리(114km) 지점에 도착했다. 이 외에도 해양경비대 함정 2척과 사법당국 선박 2척 등이 인근 해역으로 항해·순찰을 했다고 NK뉴스는 덧붙였다. 

    당시 전북 군산시 어청도 서쪽 200km 해상에서 잔해 인양 작업을 진행 중인 우리 군 함정의 레이더에는 주변 해역에 나타난 중국 함정들의 움직임이 속속 포착됐다.

    서해 공해상에 추락한 발사체는 먼저 인양하는 쪽이 권리를 갖는데, 북한이 발사체 관련 기술이 한국군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이 잔해를 인양해 북한에 넘기는 것은 미국과 유엔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발사체 추락 후 추가 발사를 예고했지만,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내부 동요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 김여정은 지난 4일 담화를 통해 군사 정찰 위성 발사 등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보 소식통은 "북한이 추락 발사체의 기술적 결함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해 추가 발사에 나서지 못하면서 북 권력층 내부가 동요하는 등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포착됐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 군은 지난 15일 오후 8시50분쯤 북한이 발사한 위성 명목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체 일부를 인양했다. 인양작전에 들어간 지 15일 만이다. 모습을 드러낸 해당 물체는 원통 형태로, 길이는 12m, 지름은 2~3m 정도로 추정된다. 여기저기 긁힌 자국이 선명한 몸통 한가운데에는 '천마'라는 검은색 글자가 로고와 함께 비교적 선명하게 남아 있다.

    군 당국은 이번 인양작전을 총 3단계로 구분해 시행했다. 가장 먼저 수심 75m 아래에 가라앉은 잔해를 인양하기 위해 잔해 양 끝에 고리를 설치한 뒤 그곳에 와이어를 연결해 끌어올렸다. 2단계로 잔해를 수심 10m까지 끌어올린 상태에서 보강 와이어를 설치해 추락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이는 물 속 깊은 곳에 잠겨 있었던 잔해의 정확한 무게를 알 수 없기에 이뤄진 조치다. 마지막으로 구조함의 크레인을 이용해 잔해를 갑판에 싣는 데 성공했다. 인양된 잔해는 북한이 지난 5월31일 발사한 '천리마-1형'의 2단 추진체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