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조언이나 다른 세력 규합 여부가 대한민국 비전과 무슨 상관 있나""익숙한 것과 완전히 결별하는 날"… 오는 26일 여의도서 창당 발대식
  • ▲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종현 기자
    ▲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신당을 창당한다. 당초 양 의원은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금태섭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독자행보에 나서는 것이다.

    다만, 정치권에서 파급력을 크지 보지 않는 데다 총선을 앞두고 소수정당의 이합집산이 활발한 만큼 창당 후 합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검수완박 반대 양향자, 26일 창당 공식화

    양 의원은 12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창당 발기인을 오래전부터 모집해 준비가 다 됐다"며 "(창당 발대식은) 익숙한 것과 완전히 결별하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익숙한 것'은 창당 취지보다 어떤 영향력 있는 인사가 참여하는지 등을 따지는 '여의도 문법'을 꼬집은 것을 보인다.

    "창당 과정에서 국민과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 양 의원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조언을 받는다' '다른 세력과 합치려 한다' 등이 대한민국 비전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양 의원은 오는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창당 발대식을 연다. 이 자리에서 창당 참여 명단과 당명 등을 공개할 것이라고 한다.

    양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광주 서을지역구에서 당선됐으나, 지난해 지역사무소 보좌진의 성범죄 의혹이 불거지자 책임을 지고 탈당했다. 그러다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법안을 강행하자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복당 신청을 철회했다. 

    양 의원이 검수완박에 제동을 걸자 법사위 소속이던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탈당해 검수완박법이 계류된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했다.

    국회 내 최고 반도체 전문가로 與 특위 위원장 역임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여성임원 출신인 양 의원은 광주여상을 졸업했으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상무를 지낸 국회 내 최고의 반도체 전문가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된 후 중점적으로 추진한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민주당 출신 양 의원에게 맡기기도 했다.

    당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양 의원의 지역구가 당의 험지인 호남인 만큼 수도권 공천을 보장해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기됐다.

    양 의원이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나섰지만, 총선을 앞두고 파고를 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앞서 전국적 인지도를 보유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를 맡으며 총선과 지방선거에 뛰어들었던 국민의당은 결국 대선에서 안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이 단일화하며 국민의힘에 흡수합당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대선 당시 '새로운물결'을 창당하며 '제3지대' 부상에 열을 올렸으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단일화하며 합당했고, 당명을 기존 더불어민주당을 유지하며 사실상 흡수돼 사라졌다.

    금태섭도 신당 준비... 주요 인사들 참여 없어

    금태섭 전 의원이 추석 전 창당을 목표로 활동하면서 소수, 원외정당끼리의 세력화가 총선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후 정치권 유력인물들이 좀처럼 힘을 보태겠다고 나서지 않으면서 제3지대에 느낌표보다는 물음표가 던져지는 상황이다.

    임경빈 시사평론가는 이날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금태섭신당이 출범한 후 여러 제3지역 세력을 규합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가 될 것"이라며 "(양향자 의원 신당이) 그때 그곳에 참여하는 방식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인다. 양 의원처럼 단독으로 움직이는 신당이 세력화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나중에 어느 쪽으로 흡수될지 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일단 신중론을 펼쳤다. 아직 신당에 참여하는 여야 정치권 인사들의 명단이 공개되지 않은 데다 양 의원이 민주당보다 국민의힘과 연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견제보다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 후 "양향자 의원이 갖고 있는 정치적 방향성에 대해 국민의힘이 별도로 언급할 내용은 따로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