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빈자리에 청년대변인 지낸 광주 출신 김가람 선출현역의원 빠지고 원외인사로 교체… "무게감 떨어져" 우려도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당선자 결과 발표에서 김가람 신임 최고위원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당선자 결과 발표에서 김가람 신임 최고위원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태영호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자진사퇴로 공석이 된 자리에 호남 출신 김가람 전 국민의힘 청년대변인이 선출됐다.

    국민의힘의 이번 최고위원보궐선거는 지도부의 잇따른 설화로 발생한 선거인 데다 현역의원들이 참전하지 않으며 '조용한 선거'로 치러졌다. 현역의원이 빠져나간 자리를 원외인사로 채우면서 무게감이 떨어진 지도부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9일 전국위원회를 개최해 최고위원보궐선거를 진행한 결과, 김 신임 최고위원을 선출했다고 밝혔다.

    선거에서 김 최고위원은 381표를 얻었고, 함께 경쟁한 이종배 서울시의원과 천강정 경기도당 의료정책위원장은 각각 135표와 23표를 획득했다.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소속 유권자 828명 중 539명이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투표해 65.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당선된 김 최고위원은 광주 출신으로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교까지 호남에서 나왔다. 스페인 전통음식 '하몽'을 국산화한 청년사업가로 활동했고, 지난 3·8전당대회에서 청년최고위원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셨다.

    이후 청년대변인으로 발탁됐고, 지도부의 신임을 입증했다. 호남 출신의 청년사업가라는 이미지로 2030세대를 공략할 적임자로 판단해 당 일각에서 출마를 적극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최고위원은 당선소감으로 "국민의힘은 호남 출신, 40대인 저를 선출했다"며 "전국정당으로 가는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국민의힘이 전국 어디에서나 이길 수 있는 정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2030과 5060을 잇는 40대의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지도부의 일원으로 늦게 합류했지만 늦게 들어온 만큼 윤석열정부의 성공과 총선 승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김기현호가 역사상 가장 훌륭한 지도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국민의힘 최고위원보궐선거는 태 전 최고위원이 지난 5월10일 당 윤리위원회 징계를 앞두고 최고위원직을 자진사퇴하면서 치러졌다.

    집권당 최고 의결기구인 지도부를 선출하는 선거지만, 주목도가 현저히 떨어진 채 진행됐다. 당초 현역 재선의원 이상급을 '추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지도부가 '공정한 경선'을 치르겠다고 선을 그으면서 힘을 받지 못했다.

    결국 지역구 관리 등을 이유로 현역의원들이 한 명도 출마하지 않으면서 원외인사들 간 경쟁이 됐고, 무기력한 지도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며 '조용한 선거'가 됐다.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명직과 청년최고위원을 제외하면 현역의원이 조수진 의원밖에 없게 됐다. 3선의 중진 원외인사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받아 활동에 제약이 생긴 상황이다.

    4선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정치인은 국회의원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의원들이 한 사람도 나오지 않았다"며 "관심도와 흥행이 상당히 떨어지는 아쉬운 선거"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당선 직후 '최고위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충분히 그런 우려가 있을 것이고, 더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정치적 경력이 최고위원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 영역 밖에서 활동해왔기 때문에 국민 마음을 잘 이해하는 장점을 부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아울러 "우리 당이 가장 취약하고 어렵다는 그 지점, 그곳에 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청년·호남으로의 당 외연 확장에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