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갈등' 이어 청년당원도 분열… 김남국 코인, 민주당 쪼갰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거액 코인 보유 논란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격화하고 있다. 양소영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이 김 의원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자 일부 청년당원들이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원내에서 벌어진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계파 갈등이 청년당원들 사이에서도 반복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대학생·청년 권리당원 512명은 31일 국회에서 최근 양 위원장이 김 의원의 코인 논란을 비판한 기자회견과 관련해 절차적 정당성에 위배됐다며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양 위원장의 기자회견을 두고 "준비 과정에서 내용에 동의하지 않은 일부 시·도당 대학생위원장의 명의가 기자회견 참여 명단에 포함되었다"며 "그 결과 당내 대학생당원의 다양한 의견은 묵살되었다.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전대위)가 갖고 있는 고질적 병폐인 폐쇄적 의사결정구조의 폐해가 드러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사안에 대해 기습 기자회견을 강행하는 등 동지를 팔아 자신을 키우는 정치행태로 당원·국민에게 실망과 불신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의 코인 논란과 관련한 당 차원의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비판 기자회견을 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다.

이들은 양 위원장의 기자회견과 관련,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은 뒤 ▲양 위원장의 윤리위원회 자진출석 및 사퇴 ▲전대위 의사결정과정 전면 쇄신 ▲당원과 국민이 투쟁하는 현장에 전대위 동참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김 의원의 코인 논란과 관련해 민주당을 향한 쇄신 요구는 없었다. 앞서 당의 쇄신을 요구한 전대위를 향해 쇄신을 촉구했을 뿐이다.

김 의원의 코인 논란에 따른 비판도 없었다. 임지웅 민주당 고양(정) 대학생위원장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김 의원의 코인 사태와 관련한 도덕성 논란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당원마다 입장이 다를 것"이라며 "김 의원에 대해 잘못했다고 이야기하는 당원도 있을 것이고 잘못하지 않았다고 보는 당원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전대위가 이번 기자회견 말고 의사결정구조를 폐쇄적으로 운영한 다른 예시가 있느냐'는 질문에 임 위원장은 "전반적인 정치문화가 그렇다고 봐주면 될 것 같다. 그 부분이 드러난 것이 이번 사태"라고 에둘렀다. 

이날 민주당 청년 권리당원들의 기자회견 장소를 대관해 준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전대위 논란이 계파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과 관련해 "그렇게 연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일축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민 의원은 "기성 정치인들이 청년정치인들을 비명, 친명 가르기 한다는 프레임을 거둬 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청년당원들을 도리어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전대위를 공격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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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 관계자는 뉴데일리에 "임지웅 위원장은 원래 전대위에 불만이 많던 사람이다. 오히려 임 위원장이 자기정치를 위해 전대위 때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개딸 코인'을 타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을 옹호하는 개딸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보여주기 식 정치행보라는 의미다. 

양 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 명의를 도용했다는 의혹과 관련, 이 관계자는 "양 위원장이 실수한 부분이 있지만 오해도 있다"며 "단톡방에서 소속 당원들의 의견에 따라 기자회견문 일부를 수정하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양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기자회견을 연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임 위원장은 윤석열 퇴진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했던 사람"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그게 민주당 청년활동과 무슨 상관이냐"고 따져 물었다.

민주당 또다른 관계자는 "전대위에 사람들이 분노하는 지점이 있다. 의사결정구조가 서너 명에 의해 독단적으로 결정되는 구조"라며 "김남국 의원을 비판할 수 있지만 전대위에 대해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제의 발단이 된 양 위원장의 기자회견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렸다. 양 위원장은 당시 "민주당은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를 벗어난 정당이 됐다"며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투자 논란은 민주당의 무너진 도덕성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양 위원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들로부터 "사고로 죽었으면 좋겠다"는 폭언을 듣는 등의 공격에 시달렸다. 민주당 대표실 관계자가 양 위원장을 따로 불러 면담한 사실이 알려져 입단속에 나선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비명계 중진인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의원총회에서 개딸들에게 공격 당한 양 위원장이 찾아와 도와 달라고 했던 것을 의원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당시 비명계 의원 30명은 "민주당 지도부는 청년정치인들에게 향하고 있는 폭력적 행위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서명운동을 진행하며 의총에서 결의문 채택을 요구했지만 관철되지 않았다.

친명계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의총에서 '청년인 김남국 의원도 스스로 책임졌으니 양 위원장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결의문 채택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김 의원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한 의원은 "같은 당 동료의원을 향해 면전에서 야유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김용민 의원의 발언을 두고 한 언론에 "입으로 X을 쌌다"고 말했다. 이에 김용민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조 의원이 저에게 직접 분명하게, 그리고 정중하게 사과를 하기를 요청한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