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방미로 59억 달러 투자유치했는데… 이재명 "尹, 국익 못 지켜"日 기시다 방한엔 "일본에 퍼주고 미국에 접어주는 호갱외교" 비난
  • ▲ 더불어민주당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 강제동원의원모임, 역사정의평화행동, 후쿠시마오염수 공동행동이 4일 오전 국회 본청 계단에서 '기시다 일본 총리 방한'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 강제동원의원모임, 역사정의평화행동, 후쿠시마오염수 공동행동이 4일 오전 국회 본청 계단에서 '기시다 일본 총리 방한'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7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정부의 외교정책을 '호갱(호구고객, 어수룩해 속이기 쉬운 고객을 지칭)외교'로 규정하며 비판에 열을 올렸다.

    이에 국민의힘은 "외교·안보를 걱정한다면서 막말과 감정적 선동, 비난과 폄훼의 장(場)을 만들 시간에 지난 5년간의 실정부터 되돌아보고 반성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李 "윤석열정부, 일부러 외교 오답 택하는 듯"

    민주당은 4일 오전 국회에서 외교안보통일자문회 첫 회의를 열고 한일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 등을 평가했다. 민주당이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윤석열정부의 외교정책을 비난하며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 자리에서 "안타깝게도 윤석열정부는 뻔한 정답을 놔두고 일부러 오답을 선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일본에는 무한하게 퍼주고, 미국에는 알아서 접어주는 '호갱외교'를 자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정부는) 친구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외교·안보정책으로 일관하고, 한반도를 진영 대결의 한복판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외교·안보 실패는 국가 존망과 직결되는 문제로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특히 한미 정상회담을 두고 "대내외적 위기 속에 회담이 열렸는데 역시 윤석열정권은 국익을 지켜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우리 반도체와 자동차기업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끌어내지 못했다"며 "(미국 정보기관의) 도청 의혹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앞장서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면죄부를 상납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도 이날 정의당·진보당, 957개 시민단체 등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정부 비판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방일 결과와 관련 "(한일) 정상회담 후에도 일본은 '성의 있는 호응'은커녕 역사왜곡 교과서와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화답했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이들은 그러면서 윤석열정부가 ▲일본 식민지배 역사왜곡 및 독도 영유권 주장 중단 ▲일본 강제동원, 일본군 '성노예제' 사죄·배상 ▲일본 재무장 중단, 한일·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일본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등 4가지 요구사항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與 "尹, 59억 달러 투자유치… 민주당만 부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아무리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는 '돈 봉투 의혹'에 마음이 타들어간다지만, 불과 1년 전까지 집권여당이었던 공당(公黨)"이라며 비난을 멈출 것으로 주문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4일 논평을 통해 "외교·안보를 걱정한다며 막말과 감정적 선동, 비난과 폄훼의 장을 만들 시간에 지난 5년간의 실정부터 되돌아보고 반성하기 바란다"며 "워싱턴선언은 핵능력의 공유로 확장억제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하는 한국 외교의 높은 성과라는 전 세계의 평가를 민주당만 부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민주당의 주장과 달리 지난달 24일 미국을 국빈방문해 총 59억 달러(약 7조9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했다. 

    또, 윤 대통령은 2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강화 방안이 담긴 '워싱턴선언'을 발표했다. 

    확장억제는 미국이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전술핵무기 등의 억제력을 미국 본토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제공하는 것을 뜻하는 만큼, 한미 군사동맹이 진일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한 명도 동행하지 않았다. 당초 용산 대통령실은 변재일 민주당 의원(국회 한미의회외교포럼 공동회장)에게 동행을 제안했으나, 변 의원은 당 일정 등을 이유로 거절했다.

    또, 윤 대통령은 지난 3월16일 한국 대통령으로는 12년 만에 일본을 방문하며 한일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다. 윤 대통령은 방일 일정 동안 기시다 총리와 총리관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셔틀외교 복원,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경제안보협의체 발족 등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