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개입 논란 확산 우려에… 대통령실 '단순 해프닝'으로 진화 시도김기현 "본인이 과장했다, 부풀렸다 하지 않나… 사실관계 조사할 것"윤재옥 "태영호, 해명한 것… 본인 입장 존중하고 사안 지켜볼 것"
  • ▲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이종현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이종현 기자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공천문제를 거론하며 한일관계 관련 옹호 발언을 요청했다는 음성 녹취가 공개되면서 국민의힘은 악재에 직면했다. 대통령실 공천개입 논란으로까지 번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전광훈 천하통일' 발언 등으로 곤욕을 치렀던 국민의힘 지도부는 '태 최고위원의 과장 혹은 거짓말'로 규정하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의도연구원 주최 '한미 정상회담 성과와 과제' 세미나 참석 후 "태 최고위원 본인이 과장했다, 부풀렸다고 하지 않나"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대통령실의 당무개입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대통령실에서) 당무개입을 안 했는데, 했다고 하면 어떡하느냐"고 선을 그었다. 녹취록 관련, 태 최고위원 징계 여부와 관련해서는 "사실관계를 조사해 보겠다"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 후 "본인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고 있지 않느냐"며 "본인의 입장을 일단 존중하고 사안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태 최고위원과 연락하거나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언제든 찾아오면 만난다. 조만간 저를 찾아오지 않겠나"라며 "태 의원이 또 신상이나 문제가 있으면 언제나 저를 찾아오는 분이다. 태 의원 이야기를 잘 들어보겠다"고 답했다.

    태 최고위원의 '사실이 아니고, 발언에 과장이 있다'는 해명과 관련해서도 윤 원내대표는 "저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사자는 공천 관련 이야기는 없었다고 부인하는 상황에서 당 차원에서 대응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MBC는 1일 태 최고위원이 전당대회 바로 다음날인 지난 3월9일 자신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보좌진을 상대로 발언한 녹취록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태 최고위원은 "오늘 들어가자마자 정무수석이 나한테 '발언을 왜 그렇게 하나. 민주당이 한일관계 가지고 대통령 공격하는 것, 최고위원회 쪽에서 한마디 말하는 사람이 없나. 그런 식으로 최고위원 하면 안 돼'라고 이야기했다"고 언급했다.

    녹취록에서는 이어 "(이진복 정무수석이) '당신이 공천문제 때문에 신경 쓴다는데 최고위원 기간 마이크를 쥐었을 때 그것을 잘 활용해서 매번 대통령한테 보고할 때 오늘 이렇게 했다고 정상적으로 들어가면 공천문제 신경 쓸 필요도 없어'(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보도 이후 태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즉각 반박하며 유감을 표했다. 

    "본 의원실의 내부 보좌진회의 녹취록이 유출돼 보도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전제한 태 최고위원은 "이 수석은 본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관계 문제나 공천 문제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태 최고위원은 이어 "녹취에 나온 제 발언은 전당대회가 끝나고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정책 중심의 의정활동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과장이 섞인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이 수석 역시 2일 "그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어서 깜짝 놀랐다"며 "금기사항으로 하는 것 중 하나가 관여해야 하지 말아야 할 것에는 하지 않는 것이다. 공천은 당에서 하는 것이며, 내가 누구를 공천 주고 말고 할 위치에 있는 사람도 아니다"라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