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정진상 428억 약속·뇌물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대장동 일당과 성남도공 사이 중간 역할로 김민걸·정민용 추천 받아" "정진상, 민간업자 요구 반영해 공모지침서 작성한다는 사실 알고 있어"
  •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2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428억 약속·뇌물' 관련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2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428억 약속·뇌물' 관련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대장동 민간사업자들로부터 배당이익 428억원을 받기로 한 혐의로 기소된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재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정 전 실장에게 민간업자들의 요구사항을 직접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은 민간업자 측이 추천한 인사를 성남도공에 취직시키는 과정에 정 전 실장의 의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2일 정 전 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의 7차 공판을 열고 유 전 본부장을 대상으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유 전 본부장은 증언에서 "남욱 씨와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정민용 변호사와 김민걸 회계사를 실무자로 성남도공에 채용시켜 달라고 부탁 받았다"며 "이력서까지 가져가서 정 전 실장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 전 본부장은 "정 변호사가 국민의힘 보좌관 출신이라 알고 있는 국민의힘 정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하니 정 전 실장이 '좋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은 정 변호사와 김 회계사가 성남도공에 채용된 배경이 민간업자와 공사 사이의 소통을 위해서라고 했다. "주변 이목 때문에 민간업자와 공사 사이에서 제가 소통을 다 할 수는 없었다"며 "중간에서 실무 역할을 맡을 김민걸·정민용을 추천 받아서 하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 전 본부장은 또 "정진상도 증인이 정영학 등 민간업자들 요구를 받고 그것을 반영해서 공모지침서를 작성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당연히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한편, 지난달 21일 구속된 지 5개월 만에 보석으로 풀려난 정 전 실장은 이날 취재진이 보석 후 첫 공판에 임하는 심경을 물었으나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정 전 실장은 유 전 본부장에게 2013년 2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각종 사업 추진 등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7회에 걸쳐 총 2억4000만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를 받는다.

    또 대장동 개발사업자 선정 등에서 특혜를 준 대가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 민간사업자들로부터 배당이익 428억원을 받기로 한 혐의(부정처사 후 수뢰),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에서 비공개 내부자료를 민간사업자들에게 유출해 210억원가량을 취득하게 한 혐의(부패방지법 위반), 2021년 9월 유 전 본부장 압수수색 당시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