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8일 허위사실 혐의 5차 공판서 유동규와 수차례 언성 높여 공방"불법 알았다면 용인했겠냐"는 이재명에… 유동규 "형님을 정신병원에" 반격李, 유동규 신문 중 불쑥 끼어들어 "많이 힘들죠" 묻자… 柳 "아니요" 즉답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세 번째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세 번째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8일 오후 법정에서 처음으로 법정 공방을 벌였다. 대장동 사건이 불거진 이후 이 대표와 유 전 본부장이 공개석상에서 대화를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와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제5회 공판에서 격돌했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은 그간 재판에서 이 대표를 '이재명씨'라고 칭했는데, 이날 이 대표와 공방을 직접 주고 받을 땐 '시장님'이라고 부르며 과거 친분을 드러냈다.

    이재명, 유동규에 수차례 직접 질문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유 전 본부장을 증인으로 하는 반대신문 도중 "뭐 하나 물어보겠다"며 끼어들었다. 

    유 전 본부장이 성남시장 시절 이 대표에게 1공단 공원화 사업을 어떻게 보고했는지 설명하던 찰나였다. 유 전 본부장이 먼저 이 대표를 향해 "저하고 시장실에서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공원을 그렸던 거 기억 안 나시냐"고 물었다.

    그러자 지금까지 유 전 본부장에게 한 마디도 하지 않았던 이 대표는 "뭐 하나 물어보겠다"며 "내가 그린 그림은 뭐였냐" "검찰에서 진술할 때 정진상하고도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기억도 안 나냐"고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언제 진술서를 말하는 거냐"고 맞받았다. 두 사람 간 언쟁이 이어지자 재판부가 "논점에서 벗어난다"고 제지하며 휴정을 선언했다.

    10분 뒤 속행된 공판에서도 두 사람의 언쟁은 이어졌다. 이 대표는 "위례 사업을 김문기(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와 나한테 몇 차례 대면 직보했다고 했다. 아니냐" "위례 관련 보고 어떤 걸 저한테 몇 번 했다는 거냐, 구체적으로 뭘 했단 거냐"며 유 전 본부장을 향해 질문을 쏟아냈다.

    유 전 본부장은 "위례신도시 사업인지 어떤 사업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김문기씨와 함께 둘이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님한테 보고한 건 맞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아까 증인(유동규)이 위례신도시 사업과 관련해 김문기씨와 같이 보고했다고 말했다"고 따져묻자, 유 전 본부장은 "김문기씨랑 같이 (보고하러) 간 것이 위례신도시 사업 관련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시장님 재임 기간에 김문기씨랑 여러 차례 (보고하러) 갔지만 위례신도시 사업 때문에 갔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한 발 물러섰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세 번째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세 번째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형님 정신병원 집어넣게 시켰잖아요 시장님!"

    이 대표와 유 전 본부장은 서로를 향해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 대표가 '정확히 보고 시점이 언제냐'는 취지로 몰아 붙이자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11월 28일인지, 29일인지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지 않았느냐" "어떻게든 성공하라 하지 않았느냐"고 응수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을 향해 "불법행위를 하면 내가 용인했을 거라 생각하냐. (범죄는) 숨기는 게 불가능하니 숨길 일 하지 마라, 우린 어항속의 금붕어다 여러 차례 말하지 않았냐"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형님을 정신병원에 강제로 집어넣는 범죄는 밑의 사람한테 안 시켰어요? 시켰잖아요 시장님!"이라며 격분했다.

    유 전 본부장은 또 "시장님, 공신들 불법취업한 것은 중범죄에 해당하지 않느냐"고 말했고, 이에 이 대표가 "누가 불법취업을 했다는 소리냐?"고 되물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다했죠. 시장님 밑에서 일한 사람들은"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을 바라보며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느냐. 웬만하면 얘기를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많이 힘들죠?"라고 물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유 전 본부장은 이에 지지 않으려는 듯 즉시 "아니요"라고 짧게 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