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외국기업 자산 일시통제 명령 서명"비우호적 국가 공격적 행동에 대한 대응"
  •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외국 에너지 회사 2곳의 자산을 러시아가 일시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하는 명령에 서명했다고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를 제재하는 비우호 국가들에 대한 맞불 조치다. 이 명령으로 러시아는 외국이 자국 자산을 압류할 경우 비슷한 방식으로 보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명령에 따라 러시아 연방 국유재산관리청(로시무셰스트보)은 독일 가스기업 유니퍼의 러시아 자회사(유니프로) 지분 83.73%, 유니퍼의 모기업인 핀란드 포르툼 지분 98% 이상을 임시 관리키로 했다.

    러시아 연방 국유재산관리청은 타스 통신을 통해 "더 많은 외국 기업들의 자산이 일시적으로 통제를 받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크렘린궁도 이번 결정이 서방의 제재에 대한 보복 조처라고 밝히고 향후 확대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6일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이번 명령은 비우호적 국가들의 공격적 행동에 대한 대응"이라며 "이는 러시아 기업의 해외 자산에 대한 서방 정부의 태도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명령의 주요 목적은 해외 러시아 자산에 대한 불법 수용에 대응해 상호 조처가 가능하도록 보상 기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4일 러시아 국영은행 VTB의 최고경영자(CEO)은 "러시아가 포르툼과 같은 외국 회사들의 자산을 빼앗아 관리하고, 러시아에 가해진 제재가 해제될 경우에만 반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유럽연합(EU)과 미국은 우크라 침공 직후 제재 위반을 이유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러시아 재벌, 기업들의 해외 자산을 동결했다. EU와 미국은 해당 자산을 매각해 우크라에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폴란드와 발트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정상들은 지난 2월 EU 지도부에 공동 명의로 보낸 서한에서 EU 내부에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3000억유로(약 440조원)를 우크라 난민 지원과 전후 복구 사업에 사용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