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먼저 제안… 영부인께도 상황 보고" 대통령실 '뒷얘기'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산업에 25억 달러(약 3조30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실 참모진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아왔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언급했다.

미국을 국빈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첫 일정으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대표 등 경영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랜도스 대표가 앞으로 4년간 K-콘텐츠에 25억 달러, 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이날 현지 브리핑을 통해 넷플릭스 투자유치 성사 과정을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넷플릭스 행사 준비 과정과 관련 "준비는 3개월 정도 했다"며 "(대통령실이) 넷플릭스 쪽에 제안을 먼저 했었고, 넷플릭스에서 치열한 내부 논의(를 거치면서) 금액이 줄기도 했다가 최종적으로 25억 달러가 됐다"고 막전막후를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윤 대통령과 서랜도스 대표가) 중간에 편지도 주고받았고, 사전에 대통령 내외와 넷플릭스 최고경영진과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방미를 앞두고 넷플릭스의 K-콘텐츠 투자유치에 공을 들였고, 이번 유치에 김 여사의 영향이 있었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의 사전교감'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중간중간 진행되는 부분을 대통령에게 먼저 보고드리고, 콘텐츠 관련해 관심이 꽤 많았던 영부인께도 진행 상황을 보고드린 적이 있다"고 답했다.

넷플릭스 투자유치 건 이외에 '문화·예술 관련 분야를 김 여사에게 보고하는 경우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넷플릭스 관련해서는 제가 보고했고, 다른 것은 제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김 여사는 넷플릭스의 K-콘텐츠 투지유치 성사 일환으로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DC에서 벨라 바자리아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를 접견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여사가 바자리아 CCO와 만나 "한국 콘텐츠 제작 및 한국문화의 해외 홍보 활성화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넷플릭스의 투자 발표를 환영하며 "한국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는 "넷플릭스 투자를 통해 잠재력이 큰 한국의 신인배우와 신인감독, 신인작가가 더욱 많이 발굴될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김 여사가 이어 "한국의 전통문화뿐 아니라 젊은층의 문화에 대해서도 해외의 관심이 크다"고 말하자, 바자리아 CCO는 이에 공감하며 최근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던 넷플릭스 콘텐츠 '더 글로리' '길복순' '옥자' 등 작품에서 구현된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언급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김 여사는 "한국은 '다이내믹 코리아'라고 불릴 만큼 전통·현대음악,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성과 매력을 지닌 문화강국"이라며 "올해와 내년이 '한국 방문의 해'인 만큼 넷플릭스의 드라나·영화·예능에서 이러한 한국의 역동성을 잘 담아 준다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멋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바자리아 CCO는 "한국적인 색채가 강한 콘텐츠일수록 더욱 큰 사랑을 받는다"면서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를 통해 한국의 전통과 문화, 음식 등이 잘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