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탈당·귀국 발표에 "존중한다…사건의 실체 규명되길"원외 인사들도 "역시 큰 그릇", "무소의 뿔 떠올라" 격려민주당 "'전수·진상조사', '宋-지도부 만남' 계획은 없어"
  •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현지시간) 파리 3구 한 사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현지시간) 파리 3구 한 사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탈당과 동시에 조기 귀국을 밝히자 민주당은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반기며 일단 안도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며 궁지에 몰렸지만 송 전 대표가 귀국을 미루고 있어 정치적 부담감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송 전 대표가 귀국행 비행기에 오른 만큼 민주당은 돈봉투 의혹 추가 확산과 관련해 큰 부담은 덜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3일 언론 브리핑에서 송 전 대표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송영길 전 대표의 즉시 귀국과 자진 탈당 결정을 존중한다"며 "송 전 대표의 귀국을 계기로 이번 사건의 실체가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신속하고 투명하게 규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송 전 대표는) 청빈까지 말하기는 거창하지만, 물욕이 적은 사람임을 보증한다"며 "송 전 대표의 회견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전했다.

    이어 "당 대표 시절 자신이 정했던 대로 '탈당해서 증명하고 돌아온다'는 룰을 실천했다. 당을 생각한 그의 마음이 모두에게 무겁게 다가가 울릴 것"이라며 "민주당은 다시 뛸 것"이라고 송 전 대표의 결단을 치켜세웠다.

    민주당 원외 인사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남영희 인천미추홀을 지역위원장도 송 전 대표의 회견에 대해 응원 섞인 격려를 건넸다.

    박 전 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역시 큰 그릇 송영길"이라며 "자생당생(自生黨生·자신도 살고 당도 살다)했다. 반드시 이겨 당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밝혔다.

    남 위원장 역시 "송 대표의 기자회견을 보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글귀가 떠올랐다"며 "우리 정치란 무엇인지 묻고 또 묻게 된다. 가슴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영길은 민주당을 떠나지만 제겐 영원한 민주당 대표이자 진짜 정치인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민주당은 송 전 대표의 탈당과 조기 귀국으로 돈봉투 의혹 논란 추가 확산은 피하게 됐다.

    다만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송 전 대표와 지도부가 만남을 갖거나 당 차원의 진상조사기구 가동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향후 사건 내용이 규명되기 시작하면 당에서도 여러가지 대책을 검토하고 내놓을 예정"이라면서도 '의원단 169인 전수조사'나 '당 공식 진상조사'에 대해선 "검토된 바가 없고 당에서 소통을 통해 상황파악하는 방식을 현재는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차원의 대응이 더디다는 지적에 대해선 "대응이 늦다기보단 신중한 것"이라며 "당에서 집단적으로 대응할 방침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윤관석, 이성만 민주당 의원 등 돈봉투를 건넸거나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의원들에게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는 당내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검찰 수사와 별도로 민주당 차원에서 출구 전략을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27일 실시되는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박범계 의원은 "녹취록에 등장하는 윤관석·이성만 의원은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처리할 것인지, 그것이 비록 한계가 있더라도 우리 당을 지지하는 국민 여러분들에게 정말로 엄중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조사기구가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