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대응 안일"… 민주당 내부서도 '돈 봉투' 사건 불만 고조"돈 봉투 연루자 출당해야" 내부 폭발… 송영길, 22일 입장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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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1년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가 오갔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과했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도부의 안일한 대응방식에 불만이 쌓이고 있다.특히 의혹에 연루된 인사들의 출당 등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18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돈 봉투 의혹과 관련 "보통 이런 문제가 생기면 일단 당직에서 빼는 경우가 있다. 그 다음에 탈당하거나 자진탈당을 권유하는 경우가 있다"며 "국민들의 의혹이 있거나 신뢰가 흔들리게 되면 거기에 맞게 대응하는 신뢰 회복 조치를 해 줘야 정당이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김 의원은 "지금 민주당도 이런 정도의 선제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저기는 무감각한 데구나. 윤리 기준과 도덕성에 대한 기준이 정말 엉망이구나' 이렇게 불신을 쌓아나가게 된다"며 "그런 점에서 지금 당 지도부의 대응이 조금 안일한 것 아닌가. 조금 더 국민 눈높이에 맞게 단호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해서 여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좀 씻겨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지난 17일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2년 전 당 전당대회에서 불법 정치자금이 오갔다는 의혹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이 대표는 "당은 정확한 사실규명과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지만 자체 진상조사는 보류했다.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 검찰 수사를 비판하던 이 대표가 태세전환한 것은 총선을 앞두고 '부패 이미지'의 고착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적극적인 진상조사를 유보한 결정은 앞서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적극 방탄하던 모습과 상반되는 행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이 대표가 자신을 대상으로 한 검찰 수사는 비판하면서 돈 봉투 의혹에는 사과하는 이중잣대를 두고 김 의원은 "그래서 더 위험하다. 우리가 지금까지 그런 논란들이 많았다. 감각이 무뎌졌다"며 "(돈 봉투 관련) 녹취록이 방송이 되는 뉴스를 보면서 정말로 민주당이 심각한 위기를 맞겠다는 두려움이 들었는데 그 이후에 당의 대응을 보면 상당히 무감각해져 있다. 윤리 기준에 대한 감각이 엄청 퇴화돼 있다"고 지적했다.민주당이 과거 위법 논란에 휩싸인 의원들에게 시행한 조치와 이번 대응 방식이 사뭇 다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2년 전 당대표 시절 농지법 위반, 부동산 투기의혹 등을 받은 우상호 의원을 비롯한 10여 명 의원에게 탈당을 권고한 바 있다. 송 전 대표는 그러나 이번 돈 봉투 의혹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개인적 일탈로 치부하고 있다.김 의원은 이런 점을 거론하며 "정당은 사법적인 결론이 났을 때 움직이는 것은 안 맞다"고 강조했다.민주당 한 중진의원도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송 전 대표가 과거 우상호 의원에게 '살아서 돌아오라는 식'으로 했는데 윤관석·이성만 의원에게도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당에서 선제적으로 조치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이 중진의원은 "송 전 대표도 한국에 들어와서 의혹에 해명하고 탈당해야 한다"며 "총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서 탈당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넥스트민주당' 공동성명을 통해 "이 대표가 국민께 사과드렸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더 적극적이고 엄중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난 인물들은 출당·영구제명 등 당 차원의 엄한 징계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박 전 위원장은 "온정주의, 내로남불 때문에 정권을 빼앗겼다"며 "부끄러움을 당원들의 몫으로 두어서는 안 된다. 지도부는 검찰 조사에 협조하고 실제로 연루된 자들을 발본색원해 당의 엄격함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그러나 친명(친이재명)계 민주당 지도부는 당 차원의 자체조사가 불가능하며 의혹 연루자들의 탈당에도 미온적인 모습이다.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당 자체 진상조사가 불가능하다"며 "본인은 그런 일이 없었다라고 한다면 '그러면 저희가 잠깐 서랍 좀 뒤져봐도 되겠습니까?' '자택에 가서 장롱 뒤져봐도 되겠습니까?'라고 할 수 있는 기구는 저희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송 전 대표를 향한 탈당 요구를 두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시기적으로 너무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서는 "송 전 대표 본인은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두둔했다.정 의원은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 캠프 관계자들이 돈 봉투를 받은 것과 관련 "국민들은 전체적으로 큰 금액이라고 생각하지만, 대개 실무자들의 차비, 진짜 소위 말하는 기름값·식대, 이런 정도 수준"이라고 강조했다.이 대표의 측근 그룹인 '7인회(정성호·김영진·김병욱·임종성·문진석·김남국·이규민)' 멤버 가운데 돈 봉투를 받은 사람이 있다는 의혹에는 "정확한 사실관계는 모른다"며 "제 주변에서 돈 봉투를 받고 전대에 개입하고 관여하고 했던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한편,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인 송 전 대표는 오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한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