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희태도 징역 1년, 집유 2년 받았다"'돈 봉투 게이트' 가시화… "실체적 진실 밝혀야"
  •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게이트'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검찰이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도 의혹에 연루된 송영길 전 대표가 자진 입국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요구가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송영길 전 대표가 (돈 봉투 의혹 규명을 위해) 제 발로 들어오시는 게 더 낫지 않나, 그게 더 당당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현재 프랑스 파리경영대학원(ESPC) 방문연구교수로 있다.

    조 의원은 송 전 대표가 "(돈 봉투 의혹은)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 전 부총장이 '송 대표 보좌관에게 문자 전달했음' 이런 (문자를 보낸) 것이 있는데 (송 대표의 선 긋기는) 조금 궁색하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윤관석 의원이 자신이 돈 봉투를 전달한 정황이 담긴 녹취가 공개되자 '짜깁기'라고 반박한 데 대해선 "연이어 이런 대화가 있었다는 것 아닌가, 객관적으로 볼 때 짜깁기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특히 조 의원은 "(민주당 돈 봉투 의혹이) 만약 사실이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박희태 당시 후보가 300만원 돈 봉투 돌린 것으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취업 청탁 등의 대가로 10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진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1심에서 검찰 구형보다 높은 실형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선 "사실상 플리바게닝 같은 게 좀 있지 않았겠냐"고 추정했다.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은 피의자가 수사에 협조하면 형벌을 감경해주는 유죄 협상이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도 BBS 라디오에서 "(돈 봉투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에 과거 잘못이 있었다면 당연히 끊어내고 새 출발을 해야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돈 봉투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민주당이 받게 될 피해는 막대하다. 관련된 의원만 많게는 20명, 내부 관계자까지 합하면 70여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섣불리 의혹 당사자들을 옹호할 수 없다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후문이다. 총선을 앞두고 자신까지 직격탄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다. 

    민주당은 이미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에 이어 노웅래·기동민 의원을 옹호하며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이라고 규정하고 맞서왔다. 검찰 수사에 대한 전선을 지나치게 넓힐 경우 방탄에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