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정부, 미국의 공식 사과 재발 방지 약속 받아야"강민국 "민주당, 지지율 높여보려는 정치적 꼼수에 불과"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여야가 미국정부의 한국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이 "미국정부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하자 국민의힘은 "한미 혈맹은 정략적 소재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무너진 안보기강 확실하게 바로잡아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동맹의 핵심 가치는 상호 존중과 신뢰"라며 "공동의 이익을 위해 힘을 모을 때는 모으더라도 친구의 잘못은 단호하게 지적하는 것이 성숙한 동맹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정부는 도청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파악하고 사실이라면 미국정부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며 "정부의 무너진 안보기강 역시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아무리 한미동맹이 중요하더라도 국가 안전과 국가의 자존심마저 내팽개치지는 말기 바란다"며 "한미동맹이라면서 동맹국이 국가기밀을 탈취했다면 그것은 명백히 미국의 잘못이고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미국 국방부 크리스 미거 대변인은 매우 민감한 기밀정보가 대중에 유출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유출된 보고서가 실제로 미국 정보당국이 작성한 보고서라는 점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라고 짚었다.

    박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어떻게 같은 문건을 두고 미국과 용산 대통령실의 설명이 다른가? 미국 국방부 대변인이 거짓말을 하는 것인가? 아니면 우리 대통령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인가?"라고 따쳐 물었다.

    앞서 크리스 미거 미 국방장관보좌관은 도·감청 의혹을 받는 문건이 "고위급 인사들에게 제공할 때 사용되는 포맷(형식)이 유사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의 경우는 변경된 것처럼 보인다"고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 조율 등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11일(현지시각)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공항에서 도·감청 의혹과 관련 "현재 이 문제는 많은 부분 제3자가 개입돼 있다"며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지금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김 차장의 발언에 "도청에 악의, 선의가 어디 있나. 그 자체가 불법이고 나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민주당, 가짜뉴스 무기로 루머 확산"

    국민의힘은 진상규명이 우선이라는 주장을 재차 고수하며, 해당 의혹을 정쟁으로 몰고 가는 민주당을 비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한미 혈맹은 정략적 소재가 될 수 없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미국 정보당국의 도·감청 의혹은 반드시 그 진실이 가려져야 한다"며 "이스라엘은 '도청 문건 내용은 전혀 근거가 없는 허위사실'이라 밝혔고, 프랑스도 '문건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가짜뉴스를 무기로 루머 확산의 전초기지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인 민주당은 이번 도·감청의 원인을 난데없이 '대통령실 이전'으로 돌리며 또다시 외교 문제의 정쟁화를 이어가고 있다"며 "사실관계도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성급하게 '초유의 안보 참사'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탓'이라는 민주당의 주장은 이참에 지지율 좀 높여보려는 얕은 정치적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박진 외교부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대 친윤계 모임 '국민공감' 강연이 끝난 뒤 "대통령실에서도 발표가 있었지만, 상당수의 문건이 조작된 것으로 그렇게 이제 평가를 하고 있다"며 "미국정부가 지금 진상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파악이 되면 한미 간에 정보를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