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마지막' 원대 회동서… 4월 민생·개혁법안 처리 합의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당 원내대표와 김진표 국회의장이 4일 회동하고 4월 임시국회에서 국회 운영 개선 관련 법안과 민생·개혁법안을 우선 심사·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회동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임기 종료를 앞둔 가운데 김 의장 주재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마지막으로 회동한 자리였다.

주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김 의장 주재로 만나 국회 운영 개선 등과 관련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여야는 4월 임시국회 중에 국회법·형법·민법·의료법·공직선거법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등의 개정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합의문에 명시된 국회법 개정안은 ▲정당 간 협력 활성화를 위해 법안 발의 시 서로 다른 정당에 속한 대표발의 의원을 총 3인까지 기재할 수 있도록 허용 ▲수기식 무기명투표에 따른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본회의에서 실시하는 모든 무기명투표는 원칙적으로 전자장치를 이용하도록 규정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형법 개정안의 경우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가 위축되지 않도록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개선하고 법정형을 하향하고, 민법 개정안은 동물의 법적 지위를 개선하기 위해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점을 규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대출금의 일부만 연체 시 대출금 전체가 아니라 연체한 부분에 대해서만 연체이자를 부과하도록 해 과도한 이자부담을 방지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과, 종합병원과 요양병원 등 일정 규모 이상의 의료기관의 경우 임종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해 존엄한 임종을 보장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합의했다.

이 외에도 대통령 취임 시점을 취임선서 시로 개정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이 같은 합의를 이뤄낸 회동은 김 의장 주재하에 이뤄지는 주호영·박홍근 원내대표 간 마지막 회동이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가 이달 말 임기를 종료하고, 주 원내대표 역시 오는 7일을 끝으로 임기가 종료되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여야가 아주 극한대립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여건에 있는데, 그래도 의회주의자인 두 분이 원내대표를 맡아 줘서 최소한의 대화와 타협은 할 수 있었다"고 치하했다.

특히 김 의장은 "주 원내대표는 따뜻한 도자기처럼 상대를 감싸는 포용의 마술사를 보여줬고, 박 원내대표는 본질을 놓치지 않으면서 꼭 필요할 때 양보할 줄 안다"고 추켜세우며 "예산안 합의처리,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처리, K-칩스법, 전원위원회는 두 분이 없었으면 안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신뢰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분위기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줘서 후배 정치인으로서 높이 평가한다"며 "민주당이 요구한 양특검법·간호법·의료법 문제나 양곡관리법까지도 여야가 협의해서 마무리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여당이지만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없었던 아쉬움이 많고, 여당 원내대표로서 어려움이 많았다"면서도 "예산안 연내 통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K-칩스법, 전원위는 보람으로 생각하고, 세 번째 원내대표를 하면서 (박 원내대표가) 가장 편하고 이야기를 다 할 수 있는 분이었다"고 응답했다.

한편, 주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 앞서 원내대표로서 마지막으로 당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새 원내대표가 오셔도 변함 없이 많이 도와 주셔서 내년 총선에서 꼭 승리하게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주 원내대표 후임은 오는 7일 오전 국민의힘 의원총회를 통해 선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