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26일 미국서 정상회담 개최… 나토식 핵 공유 등 논의 전망北 최대 국경일 태양절 111주년…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1주년 행사도고체연료 기반 신형 ICBM 발사 또는 기존 ICBM 정상각도 발사 가능성
  • ▲ 지난달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발사 현장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 ⓒ뉴시스
    ▲ 지난달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발사 현장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 ⓒ뉴시스
    오는 4월 말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한반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의 마지막 카드인 제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북한이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1주년 등 4월 주요 행사를 전후해 연쇄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북한은 지난달 13일부터 23일까지 한반도 일원에서 실시한 한미연합훈련 '자유의방패(Freedom Shield)'에 반발해 3월 한 달간 총 7회에 걸쳐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3월9일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수 발 발사 이후 12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2발, 14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 19일 SRBM 1발, 22일 순항미사일 4발, 27일 SRBM 2발 등을 시험발사한 것을 합참이 포착했다.

    지난달 24일에는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 시험에 성공했다고 자축하면서 이를 최초 공개하기도 했다. 해일은 수중폭발로 발생하는 해일로 함선과 항구를 파괴하는 신형 무기체계다. 직경이 700~800mm로 추정돼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종의 '핵어뢰'인 셈이다.

    북한은 자유의방패가 시행되는 동안 2~4일 간격으로 꾸준히 군사적 도발을 해왔다. 지난달 27일을 끝으로 추가 도발은 관측되지 않고 있으나, 오히려 북한의 움직임이 잠잠해진 4월에 접어들면서 알 수 없는 전운이 한반도에 감돌고 있다. 북한이 3월 한 달간 미사일 도발로 예고전을 끝낸 이후 4월 들어 '핵실험'이라는 진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 같은 해석이 나오는 이유는 4월이 한국과 미국, 북한에 모두 의미 있는 달이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과 미국은 이달 말 정상회담을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6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최근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 외교 정상화에 나선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한미동맹을 재확인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함께 중국의 군사 팽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등 반민주주의에 따른 한·미·일 3국의 협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식 핵 공유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술핵 사용권을 실질적으로 공유하는 나토 핵계획그룹(NPG, Nuclear Planning Group)과 같은 기구를 신설해 한·미·일 3국이 북핵 위협에 공동대응하겠다는 의미다.

    한미동맹 강화가 여러 모로 불편한 북한으로서는 반발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한일 정상회담 때도 북한은 윤 대통령이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ICBM을 발사했다.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북한의 도발이 예상되는 이유다.

    더욱이 북한이 최근 '화산-31'로 명명된 전술핵탄두까지 공개한 까닭은 한미동맹 강화 움직임에 따른 공개적 협박이자, 전술핵탄두를 탑재한 무기들이 한반도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일종의 위협으로 읽힌다. 

    직경 500mm, 중량 500kg 미만 수준인 '화산-31'은 핵어뢰 '해일', '600mm 초대형방사포', 순항미사일 '화살-1·2형',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북한판 에이태킴스 'KN-24' 등에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4월은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이 있는 달이다. 올해 111주년을 맞은 태양절은 북한이 기념하는 최대 명절이다. 지난해 110주기 태양절은 '무난히' 지나갔으나, 올해의 경우 약 한 달 동안 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통해 통해 군사적 긴장감을 높여온 만큼, 더 강력하고 위협적인 무력시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가 '핵무력'이라는 단어를 계속 사용하는 배경 역시 같은 맥락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김정은의 노동당 제1비서 추대(4월11일) 및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4월13일) 11주년,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1주년(4월25일) 등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4월 도발설'을 뒷받침한다.

    신형 ICBM 시험발사는 북한의 카드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 북한은 "4월까지 정찰위성을 개발하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단계의 중요 시험을 했다"면서 "20m 분해능 시험용 전색촬영기 1대와 다스펙트르 촬영기 2대, 영상 송신기와 각 대역의 송·수신기들, 조종장치와 축전지 등을 설치한 위성 시험품을 운반체에 탑재해 고도 500km까지 고각발사시켰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ICBM을 개발하고 있는데, 위성을 우주로 보내기 위한 발사체와 ICBM 발사체는 기술적으로 거의 같다. 정찰위성 개발로 쓰기는 했으나, 사실상 고체연료 기반의 ICBM 개발로 해석되는 이유다.

    북한은 또 "국가우주개발국이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이 주장대로라면 4월 중 신형 무기체계를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

    이전까지 고각발사만 해왔던 북한이 ICBM을 정상각도(30∼45도)로 발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정은의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월20일 조선중앙통신 담화를 통해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겠다"면서 ICBM의 정상발사를 거론한 바 있다.

    현재 단분리기술과 재진입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되는 북한은 정상각도로 ICBM을 발사해 실제 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미사일이 제 위력을 발휘하는지 입증해야 하는 단계까지 왔다. 

    북한이 1만3000km 사거리인 ICBM을 태평양을 향해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미국 본토까지 닿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존 애퀼리노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하와이에서 홍석인 주호놀룰루 총영사를 면담하고 "북한이 ICBM을 괌 상공이나 태평양지역에 쏜다면 이를 즉각 격추할 것이며 강력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