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안보실장, 29일 사임… 與 "尹, 읍참마속 심정으로 결정"우상호 "블랙핑크·레이디가가 때문에 한 나라의 안보실장 교체"
  •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의 사퇴 배경을 두고 정치권에서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야당은 "블랙핑크 때문에 안보실장이 사퇴했다"고 공세를 퍼부었고,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결단했다"며 방어에 나섰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실장 사퇴와 관련, 3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말 블랙핑크와 레이디 가가의 합동공연 제안을 대통령이 보고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핵심 외교비서관을 내쫓고 대미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안보실장이 사퇴한다는 말인가"라며 "언제부터 대한민국 대통령 안보실이 이토록 허접한 곳이 되었나"라고 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그간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외교참사에는 끄떡없더니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갑자기 경질된 것이 참으로 이상하다"며 "며칠째 증폭되기만 하는 국민의 우려를 깨끗이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윤석열 대통령은 명백히 이유를 설명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 실장은 29일 자진사퇴했다. 경질설이 언론에 보도된 지 하루 만이었다. 대통령실 외교·안보라인이 잇따라 교체되면서 그 내막을 두고 설왕설래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4월 말 미국 국빈방문 준비 과정에서 '보고 누락'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미국 측이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 만찬에서 한국의 블랙핑크, 미국의 레이디 가가 등 한미 대표가수의 합동공연 행사를 제안했으나 이 같은 내용의 보고가 윤 대통령에게 한 달여 동안이나 올라가지 않았다는 것.

    국회 외교통일위원인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블랙핑크·레이디 가가 때문에 한 나라의 안보실장을 교체했다?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된다"고 개탄했다. 

    우 의원은 그러면서 김 실장의 사퇴 배경을 두고 "안보실 내 외교라인과 비외교부라인의 갈등으로 이어진 것으로 저는 보고 있다"며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의 알력설 때문이라고 보나'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그게 정설"이라고 답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김 실장의 사퇴와 관련 "갑작스러운 교체지만 대통령께서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그런 인사를 결정한 것이라고 본다"며 "공직을 수행하면서 오로지 공무수행에만 전념하는 모습으로 당과 정부가 운영됐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외교안보실장 맡을 때도 정부가 안정되고 한미관계나 일본관계 정상화, 한미동맹 복원, 그 다음에 한미 협력체계가 구축되면 학계로 돌아가겠다는 이야기를 계속했고, 그런 과정에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온 상태에서 사임을 결정하게 된 것 아닌가"라고 추측했다.

    이 사무총장은 김 실장과 김 차장 간 갈등설에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이 사무총장은 또 국빈만찬에서의 블랙핑크와 레이디 가가의 공연 관련 보고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단순히 그런 것 가지고 사임을 했겠나?"라며 "아마 피로도 누적이 되고 또 여러 가지 매듭이 된 상태에서 진퇴할 시기를 보고 계시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