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빈손으로 왔다가 왼손에 '꽃무늬 현금 쇼핑백' 들고 가""유동규, 이재명 경선자금 요구하며 '탄약고 이전 돕겠다' 약속""김만배가 이재명 성남시장 '사법 리스크 케어' 담당하기도"
  • ▲ 남욱 변호사가 28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남욱 변호사가 28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28일 김용 전 민주원구원 부원장의 여섯 번째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전 부원장이 유원홀딩스 사무실(고문실)에 들어갈 때 빈손이었지만, 나갈 때는 왼손에 '회색 꽃무늬' 현대백화점 쇼핑백을 들고 나왔다"며 "그 돈은 내가 준 정치자금이 아니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마련해준 현금"이라고 진술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서 남 변호사는 김 전 부원장이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가는 현장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남 변호사는 "정민용 씨와 함께 사무실 옆 흡연실에 앉아 유리벽을 통해 이 같은 상황을 지켜봤다"면서 "쇼핑백에 든 돈은 제가 드린 경선자금과는 별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 변호사는 "해당 돈의 출처는 2021년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줬다는 현금 1억원 중 일부인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남 변호사는 "(김 전 부원장이) 그 돈을 갖고 나가는 장면을 본 것이 제가 경선자금을 드리게 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남욱 "성남시장 이재명, 고소·고발 많이 당해… 김만배가 도와 줬다"

    또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경선자금 명목으로 20억원을 요구받았다며 "15억원까지는 준비해보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본인에게 경선자금을 받아 김 전 부원장에게 전달하기로 했다"며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원장을 이 대표의 '조직부장'이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돈을 요구하며 자신의 사업 중 하나인 '안양시 박달동 탄약고 이전'과 '부동산 신탁회사 설립'에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탄약고 이전 사업과 관련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그가) 3스타 군 장성도 아는 등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남 변호사는 "신탁회사 운영은 대한민국이 모든 개발사업이 모이는 장소로, 사업의 기회가 많아져 개발하는 사람이라면 목표 중의 하나"라며 "(직접적으로 이야기한 사실은 없지만) 내심 도와 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이 대표가 김만배 씨에게 많이 의지했었다"며 "김씨가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사법 리크스 케어'를 담당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김씨는 법조기자 출신으로, 고위법조인들을 많이 알았다. 그래서 작거나 큰 사건을 고위법조인에게 부탁해서 사건을 무마하고 도와 주는 일을 했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에 대한 고소·고발사건이 많았는데, 김씨가 (이 대표를) 도와 줬고 실제로 김씨의 도움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