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터뜨려놓고 미국으로 도망쳐"… 조지타운대 체류 이낙연 제명 요구이상민 "나치 시절 기독교 신자 색출하려고 십자가 밟기 강요했는데" 개탄 조응천 "일부 의원 타깃으로 삼아… 사람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불쾌감
  • ▲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이 1월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을 앞두고 지지 손피켓 등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중앙지검 맞은편에는 이 대표를 규탄하는 맞불집회도 같은 시간 열렸다. ⓒ정상윤 기자
    ▲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이 1월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을 앞두고 지지 손피켓 등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중앙지검 맞은편에는 이 대표를 규탄하는 맞불집회도 같은 시간 열렸다. ⓒ정상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 등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제명을 요구하는 등 이 대표 체포동의안 '무더기 이탈표' 사태의 책임을 비명(비이재명)계에 돌리고 나섰다.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에 따른 당내 분란을 우려해 당원들에게 동료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비난 자제를 촉구했으나, 후폭풍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개딸 "이낙연, 민주당서 영구제명해야"

    2일 오전 기준 민주당 권리당원 청원게시판 '국민응답센터'에 따르면, 개딸 등 이 대표 지지자 2만6400여 명이 '이낙연 전 대표를 민주당에서 영구제명해야 한다'는 청원에 동의했다.

    권리당원 2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청원은 지도부에 보고된다. 5만 명 이상의 청원을 받은 경우에는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답변해야 한다.

    지난달 28일 해당 청원을 올린 이 대표 지지자는 "민주당을 검사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 주게 만든 장본인"이라며 이낙연 전 대표 제명을 요구했다.

    이 지지자는 이어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때 대장동 건을 최초로 터뜨려놓고 이재명 대표님께 사과도 하지 않고 자기는 미국으로 냅다 도망쳤다"며 "그로 인해서 지금 대한민국은 검사독재국가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뤄진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최소 31명의 민주당 의원이 이탈한 가운데 개딸의 과격행위가 미국에 체류 중인 이낙연 전 대표로 향한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경쟁 후보였던 이 대표를 향해 이른바 '대장동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경선에서 패배한 이낙연 전 대표는 대선 직후인 지난해 6월부터 미국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국제정치를 연구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비명계 명단 제작' 등 과격행위 자제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별 효력을 미치지 못한 채 비명계를 향한 압박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당 고위전략회의에서 "이번 일이 당의 혼란과 갈등의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며 지지층을 향해 동료 의원을 대상으로 한 공격행위 중단을 호소했다.
  • ▲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2년10월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소방청,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등에 대한 2022년도 국정감사에서 증인들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뉴데일리DB
    ▲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2년10월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소방청,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등에 대한 2022년도 국정감사에서 증인들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뉴데일리DB
    비명 "개딸, 의원을 사람으로 생각하나"

    같은 달 27일에도 이 대표 지지자들은 국민응답센터에 '체포동의안 찬성 국회의원 명단 공개'를 요구하며 비명계 의원들을 압박한 바 있다. 해당 청원은 2일 오전 기준 2만25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실제로 이들은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마을'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수박 명단' '낙선 명단' 등의 이름으로 비명계 의원 명단을 제작해 돌리기도 했다.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 지지자들의 이 같은 과격행위에 "민주정당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개탄했다.

    비명계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2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나치 시대에 기독교 신자를 색출하려고 십자가 밟기를 강요하지 않았나. 그것은 양심의 자유에도 반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 의원은 "어떤 의원들이 어떤 표를 냈는지 확인할 수도 없고, 확인해서도 안 되는 국회법상 비밀 무기명투표"라며 "민주주의를 가장 근본적이고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민주당에서 이런 정치문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2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날아오는 문자를 보면 저를 비롯한 타깃으로 삼은 의원들을 사람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조 의원은 "저 같은 사람이야 7년을 시달린 사람이기 때문에 굳은살이 박이고 내성도 생기고 해서 아무렇지도 않지만 처음 당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라며 " 처음에는 놀라고 위축될지 몰라도 이게 강도가 좀 세지면 그게 아마 거꾸로 갈 거다. '이거 도저히 안 되겠구나' 그래서 오히려 그렇게 억압하는 쪽의 반대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국회의원 297명이 출석한 가운데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됐다. 169석의 민주당은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으나, 31표가량이 이탈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