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단일대오' 균열… 李 체포안 이탈표 최소 31표, 최대 38표국민의힘, 이재명 지도부 결단 촉구… "방탄 철갑옷 이미 뚫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요청안 관련 신상 발언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요청안 관련 신상 발언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간신히 부결됐지만 민주당의 '단일대오'에 균열이 가는 모양새를 보이자 국민의힘이 균열의 틈을 더 벌리기 위해 민주당을 향한 총공세에 나섰다.

    헌정사상 초유의 제1야당 대표의 구속은 면했지만 이 대표의 리더십에는 치명타를 입은 만큼 '이재명 지도부'의 위기를 부각하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최소 31명에서 최대 38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체포동의안에 찬성하거나 기권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민주당에서도 38명이나 되는 분이 정치탄압이라는 이 대표 주장에 동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주 원내대표는 "절벽에 매달렸을 때는 보고 손을 과감하게 떨어져야지, 떨어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하면 훨씬 더 크게 다친다"며 "이재명 대표가 명심해야 할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 당헌 제80조 1항과 관련한 언급도 이어갔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주 원내대표는 이를 언급하며 이 대표 거취 압박에 나선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해당 당헌이 이 대표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던 것을 겨냥해 "누구일 때는 적용되고 누구일 때는 적용 안 되고, 집권했던 압도적인 제1야당이 한 사람을 위해 법을 바꾸는 것을 거리낌 없이 하는 것을 국민들은 믿지 못한다"며 "제대로 결정하는지 국민들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 역시 이날 회의에서 "국민이 주신 대표적 권한을 범죄자를 비호하는 데 쓴 민주당의 선택은 영원히 역사에 박제될 것"이라며 "이 대표는 검찰의 문으로 가야 한다. 방탄의 철갑옷은 이미 뚫렸다"고 강조했다.

    성 의장은 이어 "이 대표 체포동의안 찬성표가 139표로 반대표보다 한 표가 더 많았다"며 "이 대표는 민주당 의원 169명 전원의 반대표를 위해 직접 전화를 걸며 깨끗하고 정의롭다 읍소했지만 결국 양심 있는 의원들이 마음의 법정을 넘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내가 이재명이다'라며 앞다퉈 범죄 혐의자의 호위무사를 자처했던 지도부에 대한 불신임이자, 해체 명령"이라며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던 오만의 방탄은 이제 산산이 깨졌다"고 지적했다.

    양 대변인은 그러면서 "어제의 부결된 국회의원 이재명 체포동의안을 시작으로 또다른 범죄 혐의를 담은 체포동의안들이 국회로 넘어올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의 미래도, 민생도 이재명 방탄의 블랙홀에 사라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그만 민생과 민주당을 놔 주시라"며 결단을 촉구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 의사를 피력했던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같은 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3개월 전에 이 대표 퇴진에 대한 요구가 들불처럼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 대표의 리더십 붕괴는 이제부터 시작이고, 어쩌면 마지막 기회의 문이 이번주가 아닐까 싶다"고 내다봤다.

    조 의원은 "사형선고가 될지, 회생선고가 될지는 이 대표가 어떤 결단을 하기 나름"이라고 사퇴를 압박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은평구 '학교 급식노동자 폐암 진단 관련 민생현장 방문' 일정을 소화하며 "이재명을 잡느냐 못 잡느냐 문제보다 물가 잡고, 경제 개선하고, 사람 삶을 낫게 만드는 문제에 관심을 갖기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자신을 둘러싼 거취 문제, 이탈표에 따른 견해 등과 관련해서는 입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