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들, 27일 방송토론회서 격돌민영삼 "전임 대표 잘못은 내부 총질"…이준석에 맹폭김용태 "민주주의는 다원주의 바탕"… '비윤계' 반격이기인 "변태적 습성"… 장예찬 "이준석, 성상납 무마"
  • ▲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들이 27일 강서구 한 스튜디오에서 방송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영삼, 김병민, 조수진, 김용태, 정미경, 허은아, 태영호, 김재원 후보.ⓒ연합뉴스
    ▲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들이 27일 강서구 한 스튜디오에서 방송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영삼, 김병민, 조수진, 김용태, 정미경, 허은아, 태영호, 김재원 후보.ⓒ연합뉴스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3·8전당대회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최고위원 및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한 후보들이 27일 방송토론회에서 격돌했다.

    특히 '친윤(親윤석열)'으로 분류되는 후보들과 '비윤(非윤석열)'으로 평가받는 후보들끼리 나뉘어 신경전을 펼쳤다.

    민영삼 "전임 대표 트라우마" 조수진 "걸핏하면 가출"… 이준석에 '맹폭'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 강서구 ASSA빌딩에서 최고위원후보를 대상으로 먼저 토론회를 진행했다.

    민영삼 후보는 기조발언을 통해 "전임 당대표의 잘못으로 치러지는 전당대회 지도부 선출에 무거운 마음으로 나섰다"며 "당 구성원 모두가 대동합심해 전임 당대표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민주당의 가짜뉴스, 날조, 음해 공작으로부터 당원인 대통령을 지켜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민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국민의힘 전임 지도부의 수장이었던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다.

    민 후보는 이후 주도권토론을 통해서도 "이번 전당대회는 전임 당대표 잘못으로 하게 됐다. 전임 당대표의 가장 큰 잘못은 내부 총질"이라며 "최고위원이 되면 내부 쓴소리를 공론화시킬 가칭 '쓴소리광장'을 만들겠다"고 제안했다. 

    조수진 후보는 이와 관련해 "좋은 아이디어"라며 "당내 민주주의와 내부 총질은 별개다. 이것을 혼동한다면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후보는 이어 "대통령에 딴지 걸고, 걸핏하면 가출하는 것이 정당 민주주의나 건강한 쓴소리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비판했다.

    '친이준석' 허은아 "언제든 지도부 흔드는 모습 보여 달라" 반격

    비윤계 후보들도 공세에 나섰다. 친이준석 인사인 허은아 후보는 조 후보를 향해 "지도부가 된 다음에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언제든 지도부를 흔들 수 있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허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7월 '이준석 지도부' 체제에서 사퇴한 조 후보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후보는 이에 "인신공격을 한다"고 반발했다.

    김용태 후보는 민 후보를 향해 "당명 변경을 제외하고 당만 몇 번 바꿨나"라고 물었다. 민 후보는 민주당을 비롯해 민주평화당·국민의당 등에 적을 둔 바 있다.

    민 후보는 이에 "과거를 묻지 말라"며 "함께 갈 생각을 해야지, 그렇다면 민주당으로 가라는 이야기냐"고 반박했다.

    민 후보는 그러면서 "귀순용사로 활동하겠다는데 받아 줄 수 없으니 가라고 하면 너무 야박하지 않나. 금도에 어긋나고"라며 "앞으로 내가 보수정당에서 하는 행동에 대해 잘못한 것을 비판해야죠"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권력만 좇은 카멜레온 정치를 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민 후보는 이에 "인격모욕적 발언"이라며 "개인적으로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또 조 후보를 향해서는 민주주의와 내부 총질을 나누는 기준을 물었고, 조 후보는 "우리 당대표가 성상납사건에 휘말린 것에 대해 무조건 옹호하는 것이야말로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후보는 "민주주의는 다원주의를 바탕으로 한다는 철학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이 27일 강서구 한 스튜디오에서 방송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가람, 김정식, 이기인, 장예찬 후보.ⓒ연합뉴스
    ▲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이 27일 강서구 한 스튜디오에서 방송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가람, 김정식, 이기인, 장예찬 후보.ⓒ연합뉴스
    이기인 "억지로 축출 안 돼" vs 장예찬 "이준석은 악성종양"

    최고위원후보 토론회 후에는 청년최고위원후보들의 토론회가 진행됐다. 청년최고위원후보 토론회에서는 '윤석열 청년참모'로 불리는 장예찬 후보와 '친이준석'인 이기인 후보가 격돌했다.

    두 후보는 기조발언에서부터 날 선 비판을 주고받았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이 후보는 "다시는 우리 안에서 누군가를 억지로 축출하려거나 제명하려는 모습이 아니라 다른 목소리를 존중할 줄 알고, 다른 목소리도 포용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장 후보는 "우리 당 안에 이준석이라는 악성종양이 자라났다. 지난 대선 내내 이 전 대표가 했던 내부 총질 리스트를 한 화면에 담기 힘들 정도"라며 "여기에 정면으로 대항해서 새로운 청년정치의 새싹을 키워낼 수 있는 유일한 적임자가 장예찬"이라고 자부했다.

    이어진 주도권토론에서는 장 후보를 둘러싼 '웹소설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이 논란은 장 후보가 '묘재'라는 필명으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쓴 '강남화타'라는 웹소설에 선정적인 내용을 담은 것이 핵심이다. 

    유명 연예인인 가수 아이유, 배우 김혜수 등 실존 여성 연예인을 연상케 하는 등장인물도 등장해 이를 성적 대상화했다는 논란도 불거지는 상황이다.

    이 후보는 이를 두고 "변태적 습성이 담긴 글을 판타지 소설로 빙자한다"며 "남녀가 서로 맞대 음기와 양기가 나눈다는 말도 안 되는 소설을 썼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이를 두고 장 후보는 표현의 자유, 창작의 자유라고 강변하고 있다"며 "강간 미화, 성적 미화, 성적 대상화 등에 대해 사과를 제대로 하고 본인이 가진 기득권인 청년재단 이사장이나 후보, 보수논객이라는 기득권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장 후보는 "저는 100% 허구인 판타지 소설을 썼고 이 후보가 교주처럼 모시는 이준석 (전) 대표는 성상납 의혹을 무마하려 측근을 보내 7억원 각서를 현실에서 썼다"며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이 대표에게는 한마디도 못하는 내로남불, 100% 허구인 판타지 소설에 도덕적 잣대를 들이댄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