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14일 '한옥정책 재창조 종합계획' 발표… 한옥 개념 확장, 심의기준 완화'새로운 한옥' 편리하고 창의적인 디자인 지원 확대… '일상한옥' 10년간 한옥마을 10개소 '글로벌 한옥' K-리빙 주거문화 콘텐츠 세계화… "규제 완화해 개성 있는 한옥 조성되도록"
  • ▲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 한옥 재창조 추진계획 기자설명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 한옥 재창조 추진계획 기자설명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가 더욱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현대 한옥을 조성하기 위해 심의기준 73개 항목 중 44개를 완화 또는 폐지한다. 전통 한옥의 특성을 잘 살린 한옥에는 건립비용의 최대 20%까지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시는 연간 200동, 향후 10년간 총 3000동의 한옥 등록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한옥정책 장기 종합계획인 '서울한옥4.0 재창조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 '서울한옥4.0 재창조' 종합계획 발표

    오 시장은 "서울시는 그동안 한옥을 지나치게 보존 위주로 지원해왔다. 전통 한옥 개념을 설정해 놓고 거기에 맞는 경우에만 지원해와 다양한 디자인의 한옥을 확산하는 데 부작용과 역기능이 있었다"며 "어떻게 하면 '한옥다움'을 살리고 한옥 디자인을 우리의 일상 주거에 접목시켜 고유의 한옥문화를 돋보이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계획 수립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한옥4.0 재창조'는 △새로운 한옥(디자인 지원 확대) △일상 속 한옥(서울 곳곳 신규 한옥마을 조성) △글로벌 한옥(우리 주거문화 확산) 등 세 방향에서 서울의 도시경쟁력과 매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먼저 '새로운 한옥'은 창의적인 한옥 디자인을 위해 한옥의 개념을 확장하고 심의기준 완화, 인센티브 강화, 지역별 경관 관리를 지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이 발표에서 가장 방점을 찍은 방향이기도 하다. 

    시는 기존에 '한옥 건축물'로 한정됐던 한옥의 개념을 현대적 재료와 기술이 적용된 '한옥 건축양식'과 '한옥 디자인 건축물'까지 확장해 더욱 다양하고 개성 있는 한옥 조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식형 지붕, 한옥 입면비례 등 5개 항목의 최소기준만 충족하면 한옥 지원금(수선 시 최대 1억8000만원, 신축 1억5000만원)의 50%를 지원받을 수 있다. 

    편리하고 창의성이 살아 있는 한옥을 자유롭게 지을 수 있도록 건축 및 심의기준도 대폭 개편한다. 73개 항목으로 제한을 둔 '한옥건축 심의기준' 중 44개 항목을 완화 또는 폐지하고, 이를 위해 이달까지 심의기준 개정 및 관련 조례도 개정한다.

    기존 한옥의 공간 구성 배치, 한식 창호 등 전통 한옥 구법과 형태, 특성을 잘 살린 한옥에는 건립비용의 최대 20%까지 추가 지원하는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북촌·서촌 등 기존 주거지와 익선동 등 상업지, 신규 조성 한옥마을 등은 기존의 지역적 특성과 경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붕 재료, 창호 등의 기준을 완화한다. 
  • ▲ 서촌 한옥마을 글로벌라운지. ⓒ서울시 제공
    ▲ 서촌 한옥마을 글로벌라운지. ⓒ서울시 제공
    사업 예산, 연간 80억… 연간 200동 신축

    '일상 속 한옥'은 추후 10년간 서울 곳곳에 한옥마을 10곳 이상을 조성함으로써 매력 있는 서울시 경관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25개 자치구 공모를 통해 공원해제지역, 훼손된 개발제한구역 등으로 한옥마을 대상지를 발굴·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시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와 협력해 공영개발 방식으로 한옥마을 조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민간이 자체적으로 한옥을 조성할 경우 규제 폐지 등에서 특혜 소지가 있을 수 있어 공영개발을 채택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일부 공익 목적의 요양원·노인시설·미술관 등 건축물의 건립도 지원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한옥'은 가구·공예·온돌·조명·인테리어 등 우리 주거문화 콘텐츠를 의미하는 '한옥리빙스타일(K-living style)'을 세계화한다는 계획이다. 

    올 상반기에 북촌, 하반기에는 서촌 한옥마을에 '공공 한옥 글로벌라운지' 공간을 조성하고 외국인에게 한옥 리빙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옥 가구·조명·공예품 등 특화상품을 개발해 인테리어 쇼룸 전시 등도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향후 10년간 3000동의 한옥 등록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현재 등록한옥은 1033동으로, 여기에 연간 200동을 지원해 2000동으로 증가시킨다는 계획이다. 10년간 10개소 이상의 한옥마을 조성 계획은 동남권·서남권에서 동북권·도심권으로 단계별로 확대할 예정이다. 

    사업 예산은 연간 80억원으로 잡았다. 연간 200동의 한옥 신축 및 수선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비용이며, 한옥마을 조성 및 한옥 리빙스타일 확산 예산은 별도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기존 한옥사업과 이번 사업의 차이점을 "그동안 정책에서는 한옥 전문가들이 적용한 기준이 엄격해 지원조차 받기 힘들었고, 현실적 제약으로 한옥문화 창달이 아닌 의지를 약화시키는 역기능이 있었다"며 "앞으로 지어지는 한옥은 기준을 완화하고 새롭게 설정해, 한옥 주거문화 보존의 욕구를 자극하는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