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시민단체 대표, 전지선에 '정치 이슈-반미활동' 등 보고당국, "北 공작원 전지선, 민노총 조직국장과 '상부선' 같아"전지선, 국내 15차례 오가… 베트남지부 대표로 신분 위장도
  • ▲ 지난 1월 18일 오전 경찰들이 국정원 압수수색이 이루어지고 있는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울 사무실 앞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1월 18일 오전 경찰들이 국정원 압수수색이 이루어지고 있는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울 사무실 앞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둔 전북지역 시민단체 대표 A씨가 2007년부터 지속적으로 북한 공작원 전지선과 접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공안당국으로부터 반정부단체인 '자주통일민중전위'(자통)와 연계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전지선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조직국장 B씨와 과거 베트남에서 접선했던 인물로, 공안당국은 A씨와 B씨의 상부선이 같다는 점을 파악해 이들이 활동했던 간첩단 조직의 연관성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메일 아이디·비번 공유해 전지선과 12년간 연락

    13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A씨는 2007년 4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외국계 이메일 계정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사이버드보크' 방식으로 전지선과 꾸준히 연락했다. A씨는 주로 국내 정치 이슈를 담당해 요약하고, 시민단체 활동을 하며, 반미·반보수 기자회견 등을 진행한 사실을 정리해 전지선에게 보고했다.

    민주노동당 전북도당위원장을 지낸 A씨는 2010년 전북도지사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선거운동 때 A씨는 동생을 중국으로 보내 전지선과 만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당국은 A씨가 전지선으로부터 '지방선거 승리 전략, 상부 격려 내용'이라는 제목의 파일이 담긴 휴대용저장장치(USB)를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A씨는 이후 2011년 4~11월 총 다섯 차례 중국과 베트남에서 전지선을 직접 만나 북한의 지령 등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전지선, '리광진공작조' 소속… 국내 총 15차례 드나들어

    전지선은 북한의 대남공작기구인 문화교류국 부부장(차관보)급 공작원인 리광진의 공작조로 알려져 있다. 

    당국에 따르면, 전지선은 1980년대 초반부터 공작원으로 활동해왔으며, 2006년 5월까지 총 15차례에 걸쳐 국내에 드나든 것으로 알려졌다. 전지선은 해외에서 신분을 위장하고자 한 회사의 베트남지부 대표로 눈속임을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당국은 전지선이 2016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민노총 조직국장 B씨를 만났다는 증거를 확보했다. 전지선의 아들이 베이징 현지의 한 접선 장소에서 B씨를 만나 검은색 물건을 전달하는 모습을 당국이 포착하기도 했다. 

    B씨가 귀국 후 국내에서 1만 달러를 환전한 사실을 파악한 당국은 그가 베이징에서 전지선 측으로부터 공작금을 건네받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