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비트 라일란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7대 예술감독.ⓒ국립심포니
    ▲ 다비트 라일란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7대 예술감독.ⓒ국립심포니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이하 국립심포니)가 올해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세계적인 악단으로 나아가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다.

    최정숙 국립심포니 대표이사는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립으로의 명칭 변경 및 예술감독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기관 운영의 효율화와 혁신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내 한국 클래식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1885년 창단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지난해 코리안심포니에서 국립심포니로 명칭을 바꿨으며, 첫 외국인 지휘자인 다비트 라일란트(44)를 제7대 예술감독으로 선임했다. 벨기에 출신의 라일란트는 2018년부터 프랑스 메츠국립오케스트라와 스위스 로잔신포니에타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지난 1년은 우리에게 신뢰가 쌓이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함께한 즐겁고 기쁜 시간이었다"며 "제 역할은 리듬뿐만 아니라 소리에 개성을 부여하고 악단의 음악적 잠재력을 이끌어내 회를 거듭할수록 더 단단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악단의 정체성을 공고하게 세우겠다. 음악적 해석이나 연주에 있어서 어떤 작품을 만나도 부족함이 없도록 유연성을 갖추고, 보다 다양하고 폭 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립심포니는 1987년부터 국립오페라단·합창단·발레단의 반주를 전담하면서도 교향악단으로서의 독립적인 정체성을 지켜오고 있다. 라일란트는 악단과 단원의 역량을 동일한 수준으로 높이는 것을 숙제로 삼고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립심포니만의 소리의 전통를 가질 수 있게 차근차근 해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 ▲ 최정숙(왼쪽)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대표이사와 다비트 라일란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7대 예술감독.ⓒ국립심포니
    ▲ 최정숙(왼쪽)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대표이사와 다비트 라일란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7대 예술감독.ⓒ국립심포니
    국립심포니는 지난해 국립오페라단·발레단 및 예술의전당과의 협연 50~60회, 정기연주회 8회, 지방공연 30회 등 113회의 연주회를 가졌다. 현재 100명 정원에 78명의 단원으로 운영되고 있어 올해는 단원들의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 오는 6월 수석과 단원을 포함한 16명을 증원할 계획이다.

    라일란트 감독은 "국립심포니의 장점은 현악 파트다. 악단의 정체성을 유지할 만큼 단단한 연주력을 갖고 있다. 현의 경쟁력에 걸맞게 관악 파트의 수준을 끌어올려서 오케스트라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국립심포니는 한국 현대음악에 대한 오마주를 주제로 한 기획 음반을 2024년 말에 발매할 예정이다. 라일란트 감독은 "윤이상부터 오늘날 가장 명망 있는 작곡가인 진은숙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작곡 악파'로 세계에 각인시킬 생각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럽과 미국을 비롯해 서양에서 한국 작곡가들의 역량과 창조력이 인정받고 있는데 그 부분을 부각시키는 게 악단의 사명이다. 음악사에 한국이 어떻게 기여했는자를 음반을 통해 정리하고 서양에 한국 음악의 위상을 알리겠다. 미래 세대를 향한 이정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한편, 국립심포니는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의 우승자를 3개월 내 한국 무대에 소개하는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클래식 본고장 유럽에서의 연이은 해외투어로 위상 강화에 나선다. 작년 10월 오스트리아·헝가리·스웨덴을 찾은 국립심포니 올해 독일의 베를린·비스바덴과 체코에서 연주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