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文이 반환한 풍산개 '곰이·송강' 관리에… 예산 1억5000만 계획 "왜 국민들 세금으로 키우나" 지적에… 市 "관련 예산 반영 안 해" 철회
  • ▲ 문재인 대통령은 3일 북한에서 온 풍산개 '곰이'와 원래 데리고 있던 풍산개 '마루' 사이에서 새끼 7마리를 낳았다고 SNS에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 문재인 대통령은 3일 북한에서 온 풍산개 '곰이'와 원래 데리고 있던 풍산개 '마루' 사이에서 새끼 7마리를 낳았다고 SNS에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4주 되었으며, 7마리나 되니 이름 짓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연합뉴스
    광주광역시가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달받은 풍산개 '곰이'와 '송강'의 사육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으로 1억5000만원 상정을 계획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결국 철회했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에 곰이와 송강의 건강관리를 위해 2500만원 상당의 혈액분석기 구매 비용을 비롯해 총 1억5000만원을 상정할 계획이었다.

    시는 당초 혈액분석기 외에도 미생물 배양기, 치과 진료용 엑스레이 등 풍산개의 건강관리를 위해 도입할 의료장비 예산으로 총 5000만원을 상정했다. 곰이의 경우 방광결석 질환을 앓고 있어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내 사육장 등 환경 조성을 위해서도 1억원의 예산이 반영됐다. 구체적으로는 ▲도난 방지를 위한 CCTV 설치 ▲잔디밭 놀이터 조성 ▲'곰이'와 '송강' 외에 기존에 기르던 '별이' '산이' '들이' 등 풍산개 5마리를 키울 수 있는 실내 사육장 확대 등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일었다. 한 네티즌은 "왜 국민들 세금으로 키우나. 문 전 대통령에게 보내라"라고 질타했다. "동물병원과 협업하면 될 것을 굳이 고가의 장비를 들여야 하나"라는 의문도 제기됐다. 

    또 "그 돈으로 관내 불우이웃을 지원하라"는 요구를 비롯해 "빈곤에 시달리다 극단 선택을 하는 국민도 아직 있는데, 개 사육비치곤 너무 많은 것 아닌가"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광주시는 이날 오후 복수의 언론을 통해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에 풍산개 관련 예산을 반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과도한 예산이 투입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자 끝내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1일 풍산개 '곰이'가 낳은 새끼 7마리와 함께한 사진을 게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1일 풍산개 '곰이'가 낳은 새끼 7마리와 함께한 사진을 게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한편,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북한으로부터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받았다. 이후 문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당선인과 청와대 회동 후 풍산개를 양산 사저로 데려가기로 결정했다. 

    문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인 지난해 5월9일에는 심성보 대통령기록관장과 오종식 대통령비서실 비서관이 '풍산개 위탁 협약서'를 주고받았다. 협약서에 따르면, 풍산개를 위한 의료비·사료비·사육사 인건비 등을 목적으로 정부가 매월 약 25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예산 지원과 관련해 입법이 추진되지 않자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7일 풍산개들을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문 전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에 따라 현재 풍산개들은 광주시 북구 생용동 우치공원 동물원에 옮겨져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