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결과가) 좋다고 출마하고, 안 좋다고 안 하는 건 아니다""시기는 조금 더 봐 주면 좋겠다" 여운 남겨… 尹 귀국 후 선언할 듯"총선은 국민이 어렵게 세운 尹정부 성공 위해 필요" 친윤 강조"해임 결정, 전달 과정의 왜곡 있었다고 본다" 친윤계와는 대립각
  •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이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찾아 식사하고 있다.ⓒ나경원 전 의원 측 제공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이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찾아 식사하고 있다.ⓒ나경원 전 의원 측 제공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선거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이 17일 "마음의 결심이 거의 서가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당권 도전의 마음을 굳혔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나 전 의원은 특히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 해임 결정이 윤석열 대통령 뜻이 아닐 것이라며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등 친윤계를 저격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은 윤석열정부의 승리를 위해 다음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권 도전에 나서는 만큼 당원들에게 비윤이 아닌 친윤 주자임을 피력하기 위한 전략으로 여겨진다.

    "마음의 결심" 나경원, 출마 공식화

    나 전 의원은 17일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찾은 후 '윤석열 대통령 귀국에 맞춰 출마 선언을 하느냐'는 질문에 "마음의 결심이 거의 서가고 있다"고 밝혔다.

    동화사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당선인 신분으로 찾았던 곳이다. 나 전 의원은 2005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이 절을 찾은 바 있다. 나 전 의원은 1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 후 당권 도전 마음을 굳힌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가) 좋다고 출마하고 안 좋다고 출마 안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론조사와 관계없이 과연 전당대회 모습이 어떻게 가야 하나, 당 미래가 어떻게 돼야 하느냐가 근본적인 저의 고민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아직 언제 어떤 결심을 말씀 드릴 수 있는지 구체적인 말씀을 드릴 때가 아니다"라며 "조금 더 시기를 봐 주면 좋을 듯하다. 시기를 말씀 드리기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나 전 의원은 이어 "제가 아직은 당원과 국민의 목소리를 더 듣겠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일반 당원과 우리 당에서 역할을 하신 전직 의장 등 많은 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더 많이 듣고 (결정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출마로 마음을 굳혔으나 윤 대통령이 해외순방으로 외교일정을 소화하는 만큼 자신과 관련한 국내정치 이슈를 만들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나 전 의원은 "결국 국민의 뜻을 대통령께 잘 전달하는, 국민과 대통령을 이간하지 않고 국민 마음과 뜻을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 당대표의 가장 큰 덕목 아닐까 생각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과연 앞으로 총선 승리에 제가 어떤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반윤은 안 된다" 친윤 주자 내세우며 당심 얻기

    나 전 의원은 당권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잃어버린 윤심 되찾기에 나섰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저에 대한 해임은 분명 최종적으로 대통령께서 내린 결정일 것"이라면서도 "대통령께서 그와 같은 결정을 내리시기까지 저의 부족도 있었겠지만,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선거 출마를 위해 나 전 의원이 대통령 직속 정부 직책을 내팽개쳤다고 비판하는 장제원 의원 등 친윤계와 정면으로 맞붙은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윤심에 등돌리고 출마하는 비윤계 후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위해 윤 정부의 성공을 원한다는 모습으로 당심에 다가가고 있다.

    나 전 의원은 "내년 총선 승리는 온 국민이 함께 어렵게 세운 윤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윤 정부의 순항과 성공은 내년 총선 승리에 너무도 중요한 필요충분조건"이라며 "그러기 위해 국민과 대통령을 이간하는 당대표가 아닌, 국민의 뜻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일부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를 시정하는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을 에워싸서 눈과 귀를 가리는 여당 지도부는 결국 대통령과 대통령 지지세력을 서로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전날 막걸리 회동한 사진을 게재하며 "죽었다 깨도 반윤은 안 되어요"라고 적기도 했다.

    친윤계는 즉각 반발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해임과 사직서 수리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인사결정"이라며 "매우 중요한 공직의 무게를 인식하지 못하고 3달 만에 내던지는 어리석음을 야단치신 것이고, 대통령·국무총리·경제부총리 등과 조율 없이 사업을 던지는 가벼움을 단죄하신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