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주자 간 신경전 속 통합의 목소리… "김장도 김홍도 김박도 필요""정치적 행보 위해 대통령 훼손하는 행동 바람직하지 않아" 비윤계에 경고입법·사법·행정 경험한 협상가… 대선 때 이준석 사태 해결한 울산회동 주역"이재명 안고 가는 민주당, 자폭의 길… 내년에도 李 대표 체제로 갈 것""선의의 경쟁은 당이 지향해야 할 길"… 공동체 강조하며 대통합 메시지
  •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16일 서울 중구 뉴데일리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이기륭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16일 서울 중구 뉴데일리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이기륭 기자
    국민의힘 대표를 선출하는 3·8전당대회의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차기 당대표는 윤석열정부 성공의 선결조건으로 꼽히는 총선 공천권을 휘두를 수 있어 후보군 간 신경전도 거세지고 있다.

    원내에서 가장 처음으로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김기현 의원은 16일 1시간가량 진행된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통합의 당대표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총선 승리를 견인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는 당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갈등을 벌이는 후보들도 포용하겠다는 것이다.

    어떤 수식어가 붙는 당대표로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도 "우리가 가진 정치적 자산을 합쳐 대통합을 만드는 대표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 표명 등 윤심에 등을 돌리고 전당대회 출마 행보를 밟는 나경원 전 의원에게도 갈등을 해소하는 화합의 장으로 손을 내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의원은 이어 "'김장'도 필요하고 '김홍'도 필요하고 '김박'도 필요하다. 보수를 지향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우리 지지층을 모아 연대와 포용, 탕평으로 당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김 의원은 "정치적 행보를 하기 위해 대통령을 훼손하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부 비윤계 인사들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유승민 전 의원 등 이른바 비윤 후보들의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도 "누가 나오든 어차피 대표는 김기현"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누구든 다 출마하라. 정치인이 소신을 피력하고 당심과 민심에 호소하며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은 존중해야 할 건전한 정치문화"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지방으로 잠행하는 등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이 폭발한 상황에서 '울산회동'을 관철한 협상가다. 이후 국민의힘은 원팀을 이루어 대선에 총력을 다했고, 5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김 의원은 4선 국회의원으로 판사, 광역단체장인 울산시장 등 입법·사법·행정을 두루 경험한 정치인이다. 특히 대선과 지방선거 국면에서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선거를 지휘하며 주요 선거에서 패배를 거듭하던 국민의힘에 승리를 안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의원은 최근 안철수·윤상현 의원이 '당대표 수도권 총선 출마론'을 펼치며 연대하는 것과 관련 "국민의힘 대표가 누구냐는 것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 일을 잘하느냐에 대한 평가"라며 "수도권 전략은 여당이 어떻게 일을 잘하느냐에 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 일문일답.

    - 이번 당대표선거가 '윤심 마케팅'에만 집중한다는 일각의 우려가 있다. 총선 승리 전략은?

    "이번 당대표는 대통령 취임 2년차에 국회의원선거를 치른다. 임기 중반이나 말기와 달라 대통령과 호흡을 잘 맞추는 사람이 일해야 한다. 대통령과 (이준석 전) 대표가 어긋난 길을 가면 당과 대통령 지지율이 폭락한다. 그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대통령 생각이 무조건 옳은 것도 아니지 않나. 대통령과 국민, 당원의 생각이 다르면 대통령에게 과감하게 건의하고 정부와 협의하는 등 격의 없이 소통을 이뤄야 하는 측면에서 윤심이라는 표현이 의미 있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얹혀서 '대통령팔이'하면 안 되는 것이다. 대통령과 당이 혼연일체가 돼서 국민의 민심을 얻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 김기현이 국민도, 당원도, 대통령도 다 만족할 수 있는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낼 것이다."

    - 김종인 체제는 호남 약진, 이준석 체제는 젊은 피 수혈로 꼽힌다. 어떤 수식어가 붙는 당대표로 기억되고 싶은가?

    "대통합 당대표다. 우리가 가진 정치적 자산을 합쳐 대통합 시너지를 만들어낸 대표로 기억되고 싶다. 우리 당 전체의 통합을 위해 가겠다. '김장'도 필요하고 '김홍'도 필요하고 '김박'도 필요하다. 보수를 지향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우리 지지층을 모아 연대와 포용, 탕평으로 당을 이끌어나가겠다. 지금까지 아픈 과거 때문에 분열의 역사를 거듭해 103석까지 쪼그라들었다. 좌파정권에서 더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많은 분의 힘으로 대선에서 이겼지만, 아직 절반의 승리다. 친박, 친이, 친윤 상관없이 대통합을 만들어야 한다."

    - 혁신위에서 공천 후보자 부적격심사 당 윤리위 이관 등 민감한 사안을 바꾸는 안을 내놨다. 당대표후보로서 의견과, 이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는가?

    "얼마든지 도덕적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 큰 틀의 원칙에서 보면 비도덕적인 자는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 그것이 보수당이 지향해야 하는 청렴한 모습이다. 꼭 어떤 경우에도 지켜야 하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각종 부적격심사 강화하자'는 의견에는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 총선 때마다 나오는 '물갈이'나 '세대교체'에 관한 주관과 계획을 말해 달라?

    "'마구잡이로 낙하산공천을 한다'고 해서 논란이 많지 않았나. 여기에 세대교체 요구도 같이 있는 것이다. 낙하산공천을 안 한다고 하면 인지도가 높고 조직력이 강화된 기존 인물들에게 유리하다. 그러나 세대교체를 하려면 그런 인물을 일정하게 솎아내야 자리가 생긴다. 그래서 '낙하산공천'과 '세대교체론' 가치는 항상 충돌한다. 그런데 잘 조화하면 당이 이긴다고 생각한다. 경쟁구도를 만들어나가되 경쟁구도 속에서 새로운 인물, 참신한 인물에게 충분한 가산점을 줄 뿐만 아니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기여도, 활동, 국민적 정서 등을 고려해 가산점 혹은 감점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그런 방식으로 운동장이 기울어지지 않도록 하겠다."
  •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16일 서울 중구 뉴데일리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이기륭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16일 서울 중구 뉴데일리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이기륭 기자
    - 김기현은 입법·사법·행정을 다 경험했다. 이런 경험이 여당 대표로서 어떤 강점을 가진다고 보는가?

    "출마한 후보 중 유일한 삼위일체 후보다. 이제 우리는 야당이 아닌 여당이다. 여당은 행정을 잘 이해하는 대표가 당대표가 돼야 하모니가 잘 만들어진다. 정치적 감각을 살리면서 행정경험도 종합해 줘야 좋은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런 면에서 보면 제가 환상의 콤비를 이룬 삼위일체 후보다. 울산광역시장을 4년 했는데, 그때 전국 11개 광역시·도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로 평가했다. 4년 동안 갤럽에서 실시한 여섯 번의 조사에서 다섯 번을 1등 했고, 한 번은 2등 했다. 울산이라는 곳은 진보와 보수가 치열하게 각축전을 벌이는 곳이다. 종합행정을 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대통합 시너지를 만들어갈 것이냐를 보여준 것이다."

    - 수도권 출마론에 "총선에서 압승하지 못한다고 하면 수도권이 아니라 국회의원 자체를 할 수가 있겠느냐"고 했다. 구체적인 수도권 승리 복안은?

    "필사의 각오로 총선에 임해야 한다. 그런데 수도권에 출마하느냐, 안 하느냐는 한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수도권 선거전략이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총선 전략이다. 이번 총선은 대통령 임기 2년 차에 치르는, 윤석열 대통령이 일 잘했느냐 못했느냐를 평가하는 선거다. 당대표가 누구인지를 보고 선거하는 것이 아니다. 18대 총선 때 당대표가 강진섭 전 의원인데 누구인지 관심이 없다. 참패한 21대 총선에서는 수도권에 출마한 황교안 전 대표다. 수도권 전략이라는 것은 여당이 어떻게 일 잘하느냐, 당내 분란 없이 일사불란하게 국민 마음에 맞는 방향으로 잘 가느냐 이런 것이 해결돼야 한다. 엉뚱한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필패의 전략을 쓰는 것이다."

    - 윤심 후보로 꼽히는데, 당선 후 대통령실에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할 수 있겠는가?

    "당연히 윤 대통령과 소통하고 공감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윤심이라고 아까 말씀드리지 않았나. 다만 마치 낙점받아 대표가 되는 그런 모습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제가 지향하는 바는 민심이다. 당대표는 민심을 지향해야 한다. 저는 원내대표를 맡아 대선을 치렀다. 그 과정에서 이 전 대표 관련 논란이 있었는데, 저는 어느 편에 쏠리지 않고 타협점을 만들어 대통합과 화합을 이뤘다. 그 과정에서 온갖 쓴소리를 다 했다. 그런 형태로 당을 운영했기에 우리가 바른길로 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명확하게 입장을 개진해 왔다."

    - 당이 해결해야 하는 가장 큰 숙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 당이 해야 할 일은 정책적 견인력을 키우는 것이다. 여당이 정책적 주도권을 강화해야 한다. 대통령께서 노동·연금·교육개혁을 말씀하시는데, 이 3대 개혁은 말할 것도 없고 국방도 개혁해야 하고 사법개혁도 심각하다. 국민은 변화와 개혁을 요구한다. 당이 개혁적 과제들을 주도적으로 발굴하고 민심의 주소를 파악하고, 또 그 주소에 클릭해 좌표를 찍어 가야 한다."

    - 유일한 비윤 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를 결심하고 있지 않다.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도 가시화되는데.

    "누가 출마하고 안 하고 사실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누구든지 다 출마하려면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누가 나오든 어차피 당대표는 김기현이다. 정치인이 각자 가진 소신을 피력하고 당심과 민심에 호소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결과가 나오면 존중해 주는 것이 건전한 정치문화이고 우리 당이 지향해야 할 길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대통령에게 과도한 부담을 준다거나 대통령과 계속 갈등을 일으키면 우리 당과 대통령이 가진 큰 공동체 전체가 훼손당하지 않나.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위해 다른 분들이나 특히 대통령을 훼손하는 형태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공동체를 위해 조금 자제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현재 경쟁 후보가 상당히 많다. 이런 사람은 절대로 당대표가 돼서는 안 된다고 꼽을 수 있는 요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절대로 돼서는 안 된다는 사람은 없다. 당원들이 판단하는 것이기에 어떤 분이든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피력하고 당원들에게 호소하면 우리 당원들께서 '당신이 맞아' '당신 틀렸어'라고 판단할 것이다. 다만, 분열적 리더십을 구사해 자기가 어떤 역할이나 책임을 맡았을 때 당이 깨져버렸다거나 그러면 걸러야 하지 않겠나. 계속 내부갈등을 일으키는 자기중심적 리더십. 더 나아가 차기 (대선) 발판을 위한 선사후공(先私後公)의 리더십은 곤란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한다."

    -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하고 있다.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에도 이 대표가 카운터파트너로 남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대표인 것이 국가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참 불행이다. 선거만 한정해서 보면 호재가 되는 측면이 있어 우리 당의 비밀당원 아닌가 싶다. 다만 현실적으로 이 대표가 물러나지 않으리라고 99% 확신하기에 민주당에 큰 장벽이 될 것이다. 그분이 그동안 걸어왔던 길을 보면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할 것으로 예견된다.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되든 말든 대표직을 계속할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했다. 같이 골프를 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했다. 그 정도 의지를 가진 분이 중간에 그만둘 리 없다.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거짓말을 할 분이다. 그러나 국민은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결국 민주당에 커다란 핵폭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악재에도 민주당이 안고 간다. 자폭의 길로 가는 것이다. 내년에도 이 대표 체제로 갈 것 같다."

    - 상대적으로 전투력을 증명한 적이 없다는 평가가 있다.

    "정치인은 싸울 때는 싸우지만 결과적으로 통합의 그림을 만들어야 한다. 제가 원내대표 할 당시 민주당과 치열하게 싸워 합의를 얻어냈다. 또 대선 때 이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나중에 대통령 되면 김기현을 파직한 다음에 남극 섬에 위리안치(유배지 집 주변에 가시울타리를 둘러 가둠)를 시키겠다'고 말했다. 얼마나 잘 싸웠으면 극형을 선고하겠느냐."